한은 "고령화·자동화···低물가 이끄는 경제구조 변화 진행 중"
한은 "고령화·자동화···低물가 이끄는 경제구조 변화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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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발간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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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은 저물가를 야기하는 경제구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글로벌화 및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른 생산·유통비용 절감 △해외 직접구매 확산 및 공유경제 활성화 △고령화·자동화 등 노동시장 변화가 물가 상승 압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경제구조 변화는 통화정책의 파급경로와 효과가 과거와 달라졌을 가능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물가 안정을 중요 목표로 하는 중앙은행 입장에서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에서 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를 밑도는 저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동학(動學)의 구조적 변화와 그 시사점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말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내년 1.0%, 2021년 1.3%로 제시했다. 올해 1∼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0.4%에 머물렀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저물가가 지속한 배경에 대해 "금년 들어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약화한 가운데 공급 요인과 정부 정책 측면에서 물가를 낮추는 방향의 압력이 확대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선 "당분간 성장세 회복 모멘텀이 강하지 않고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도 이어질 것"이라며 "물가를 낮추는 요인 영향이 줄면서 물가 상승률도 점차 높아지겠으나 목표 수준(2.0%)으로 수렴하는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 구조 변화와 관련한 사례로 저물가 상황에서 일어나는 기업의 상품가격 조정 방식 변화를 들었다. 국내 기업의 생필품 판매가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저물가 상황일수록 기업이 가격조정 빈도를 줄이고, 대신 조정이 이뤄질 땐 조정폭을 더 크게 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이는 기업이 비용상승 등의 가격 인상 요인을 가격에 곧바로 반영하지 않고 미루다 가격을 조정할 때 한 번에 큰 폭으로 조정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상황이 기업의 가격조정 행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경기와 물가 간 관계에서 변화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기업이 이 같은 가격조정 행태를 보이는 상황에선 경기 과열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하는 전통 경제이론이 현실에 잘 들어맞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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