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돈 푼다는 韓銀···부동산 과열 '부채질'
내년에도 돈 푼다는 韓銀···부동산 과열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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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통화정책 완화 여지 충분···경기회복 촉진 위해 필요"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속된 저금리 기조와 그에 따른 유동성 과잉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에 돈을 푸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침체되고 있는 경제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한편, 물가상승률 둔화를 완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지만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선포한 정부 정책과 확연히 결이 다른 목소리다. 

이 총재는 1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 17층 대회의실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화정책과 관련 완화할 수 있는 정책 여지가 있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면서 "통화정책은 경기, 물가 등 거시경제 여건과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문제는 저금리가 장기화 될수록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이미 정부는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 값이 과열된 원인 중 하나로 풍부한 유동성을 언급했다. 시중 유동성이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국지적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7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년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1.50%로 0.25%p 인하했고, 10월에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25%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3분기 중 저금리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대출금리 하락세를 부추겼다. 작년말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던 은행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 기준)는 지난 8월 연 2.9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국 낮은 조달비용과 보유부담 하락 등에 따른 시세차익 기대가 주택 수요 확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정부 들어 나온 고강도 부동산 정책 '약발'이 한은이 그동안 유지해 온 저금리 정책에 희석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총재도 "완화적인 금융여건으로 인해 차입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주택 수요를 높이는 하나의 요인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어제 발표된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가 있고, 주택 수요에 영향을 주는 조치들이 함께 담겨져 있다"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더 둔화시키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세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됐고 또 물가상승세도 현저히 약화됐기 때문에 경기회복을 촉진하고 물가 하방압력을 완화시키는 필요성이 상당히 컸다"면서 "거시경제여건과 금융안정 상황에 비춰 볼 때 올해 두 번(7, 10월)의 금리인하 조치는 경기와 물가에 더 중점을 둬야 할 상황이었고, 그에 따른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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