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직판' 나선 자산운용사···확산 가능성은?
펀드 '직판' 나선 자산운용사···확산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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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 직판 서비스 도입···투입 인력·제반비용 대비 실익 적어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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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자산운용사들이 고객에게 펀드를 직접 판매하는 서비스에 나서면서, 운용업계로 확산할지 관심이 모인다. 고객들에겐 저렴한 보수와 투명성 면에서 장점으로 꼽히지만, 운용사들에는 투입 비용과 노력 대비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확산 가능성에 의구심이 높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이달부터 모바일 펀드 직접판매(직판)을 시작하고 있다. 투자자는 스마트폰에 삼성카드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비대면 계좌를 만들면 가상 계좌번호로 간편하게 펀드 거래를 할 수 있다.

이번 모바일 직판 서비스는 상장지수펀드(ETF) 활성화 차원에서 개발됐다. 삼성EMP리얼리턴, 삼성EMP리얼리턴플러스, 삼성ELS인덱스, 삼성코리아초단기우량채 펀드 등 총 4종이 대상이다. EMP 펀드는 ETF를 50%이상 편입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이와 함께 국내 3400여개 공모펀드의 상품정보와 성과를 손쉽게 비교하고 직접 매매까지 가능한 모바일 펀드 플랫폼 '펀드솔루션' 서비스도 개시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를 처음 접하는 투자자들도 모바일에서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며 "투자자들 간 정보를 주고받는 등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바일 직판을 통해 투명하게 상품 정보를 제공받고 엄선된 펀드를 저렴한 비용으로 매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해 3월부터 자체 모바일 앱과 강남 리테일 지점 등을 통해 펀드 직판을 해오고 있다. 올 10월 말 기준, 직판으로 개설된 계좌 수는 1만2000개를 넘어섰고, 잔고(공모펀드 기준)는 242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 3월 1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배 이상 늘었다.

직판은 운용사가 펀드를 내놓으면 증권사나 은행이 파는 '간접판매' 구조와 대비되는 방식이다. 고객들은 운용사로부터 펀드를 직접 구매할 경우 판매사를 거치지 않기에, 판매보수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직판에 나선 '삼성EMP리얼리턴' 펀드의 경우 총보수가 연 0.5% 수준으로, 은행이나 증권사 등과 비교해 1%p가량 저렴하다. 메리츠자산운용의 판매수수료도 0.1%에 불과하다.

여기에 최근 파생결합증권(DLF) 사태 등으로 기존 펀드 판매 채널에 불신이 나오는 것도 투자자들이 직판으로 눈길을 돌릴 요인이 된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자사 펀드를 직접 팔기 때문에, 간접판매보다는 정확한 설명과 정보 제공 면에서 수월하다"며 "이에 불완전 판매 예방 차원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직판 시장 규모는 작지만 점차 확산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까지는 펀드 직판이 운용업계로 확산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더 우세하다.

자산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직판 관련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인력과 제반비용과 많이 투입된다"며 "이에 비해 얻는 실익이 적어 운용사가 시도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사례를 보면 운용사의 직판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높지만, 이는 국내와 여러 시장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하면서 업계 최초로 '펀드 직판'을 시작한 에셋플러스자산운용도 웹트레이딩시스템(WTS)과 판교 본사 등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성과가 지지부진해 2011년부터 간접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메리츠운용 역시 설정액이 지속 감소하며 직판 효과가 미미한 모습이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직판으로 얻는 실익에 대해 의구심이 적잖은 게 사실"이라며 "여기에 아직 은행이 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직판에 뛰어들 필요성을 못 느끼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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