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거···조용병·위성호 '리턴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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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 채용비리 건 내년 1월 1심 선고 예정
위 전 행장, 남산 3억원 사건과 관련 무혐의 처분
진옥동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5명 후보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경선에 끝까지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위 전 행장은 조용병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지난 2017년 지주회장 자리에 나란히 후보로 올랐지만, 회장직을 조 회장에게 양보한 전적이 있다. 이번 회장 경선을 조 회장과 위 전 행장의 '리턴매치'로 보는 이유다. 

위 전 행장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회장추천후보위원회(회추위) 면접 전 이번엔 자진사퇴를 안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웃으며 "네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신한금융 차기 회장 경선···'법률리스크' 쟁점 = 앞서 위 전행장은 지난 2017년 신한카드 사장 당시 신한지주 회장 경선에서 "신한의 미래를 위해 조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물러났다. 유력 후보였던 위 전 행장의 양보에 만장일치로 조 회장이 차기 회장에 내정될 수 있었다. 

조 회장, 위 전 행장 관계의 파열음은 지난해 났다. 임기를 3개월 앞두고 1년 연임이 유력시 됐던 위 전 행장의 경질 소식이 전해졌다. 위 전 행장은 '불복'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갑작스런 통보에 당황스럽다"며 "왜 임기 중에 (인사를) 했을까 저도 잘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금융권에선 위 전 행장이 조 회장에 대한 서운함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했다.  

신한금융은 세대교체라는 명분을 강조했지만, 이번 회장 경선에서 유력 후보로 떠오를 위 전 행장을 조 회장이 '법률 리스크'를 명분으로 미리 배제시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신한금융 측이 2008년 이상득 전 의원 측에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건넸다는 이른바 '남산3억원' 사건에 대한 위증 논란이 위 전 행장의 연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팽배했다. 

이제 상황은 반전됐다. 위 전 행장은 남산 3억원 사건과 관련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법적 리스크를 털게 된 반면, 조 회장은 신한은행 신입사원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오는 18일 검찰 구형이, 내년 1월 1심 선고가 날 예정이다.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고 그 집행이 끝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경영진이 될 수 없다. 내부에서는 최종 판결까지 최소 3년 이상이 걸리므로 조 회장의 연임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내부규범은 확정 판결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조 회장 연임은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법률 리스크로 연임을 포기해야 했던 위 전 행장의 상황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회장추천후보위원회 최종 면접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 = 김희정 기자)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회장추천후보위원회 최종 면접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 = 김희정 기자)

◆최종 면접 마친 위성호 "결과 승복할 것" = 30~40분 간 진행된 최종 면접 질문은 여성인력과 관련된 질문 하나만 받았다고 했다. 회장 경선에 참가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도 동일한 질문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추위의 공통 질문으로 보인다. 위 전 행장은 "지금과 같은 5060, 남자 중심의 경영진 체재로는 사회 주류층인 밀레니얼 세대, 여성 인력의 의견을 반영하기 어렵게 돼 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아이디어를 드렸다"고 말했다. 

앞서 위 전 행장은 이번 최종 면접에서 "경제, 경영 환경 리스크 등 어떤 위기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될 것인지가 키워드"라고 밝힌 바 있다. 위 전 행장은 신한 문화에 대해서는 자신이 먼저 말했다고 했다. 그는 "신한 문화도 디지털 환경에 맞춰 재점검 해 볼 때가 됐다고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위 전 행장은 "회추위에서 어떤 한 인사는 제 발표에 대해서 각도가 다르다는 말을 했다"고 언급했다. 

위 전 행장은 최종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결과가 나쁘다면 신한금융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제 의지가 아니다. (하지만) 저를 어떻게 활용하시겠다면 충분히 역할을 해 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최종 면접 후 조 회장과 만났냐는 질문에는 "만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위 전 행장은 "9개월 만에 이 건물에 오는 것 같다. 후배가 문을 열어주니까 굉장히 기분이 좋다", "현직에 있지 않은 사람이 언론과 직접 접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 (기자들의) 연락을 피해왔다"며 그간 공백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신한금융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추위는 이날 차기 회장 후보 5명의 최종 면접을 진행하고 당일 바로 최종 단독 후보를 결정한다. 임 사장, 조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위 전 행장,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5명의 후보 순서로 개별 면담 및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며, 최종 후보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정식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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