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 12월 말 연기···"연내 성사시킬 것"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 12월 말 연기···"연내 성사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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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HDC현산, 우발채무 등 손해배상한도 등 접점 못찾아
12일 투자은행(IB)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와 현산 컨소시엄은 배타적 협상 시한을 이달 넷째주까지 연장해 손해배상한도 등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아시아나항공)
12일 투자은행(IB)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와 현산 컨소시엄은 배타적 협상 시한을 이달 넷째주까지 연장해 손해배상한도 등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작업이 마무리단계에 다다랐지만 여전히 매각·인수자 간 입장이 팽팽히 갈리자 결국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기한이 12월 말로 연장됐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이하 금호)'과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HDC현산)'이 우발채무 등에 대한 손해배상한도를 놓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다만, 연내 매각 불발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연내 매각이 불발되면 금호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게 매각 주도권을 뺏기는 등 타격이 커지기 때문에 어떡해서든 매각을 성사시킬 의지가 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투자은행(IB)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와 현산 컨소시엄은 배타적 협상 시한을 이달 넷째주까지 연장해 손해배상한도 등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양측은 지난달부터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며 차질없이 진행해왔다. 특히 HDC현산이 당시 본입찰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2억5000만원규모의 인수가를 써내면서 같은 달 1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높은 인수의지를 보여왔다. 그러나 본협상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인 사항인 구주 가격과 손해배상한도를 놓고 의견충돌로 인해 난항을 겪게 됐다. 이외에도 자회사 계약의무, 비정규직 고용보장 등의 문제가 남아있는 등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당장 SPA 체결은 어렵다고 판단, 당초 배타적 협상시한 만료인 이날에서 2주가량 더 미룬 것이다.

가장 큰 갈등 사항은 우발채무 등에 따른 손해배상한도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매듭짓지 못한 기내식 사건 등에 따른 과징금 부과 영향을 고려해 특별손해배상한도를 10%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호는 10%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특별손해배상이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추가로 자금이 나갈 것을 대비해 쌓아 놓는 일종의 충당금을 뜻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난해 기내식 사태와 관련, 금호 계열사(금호고속)를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아시아나항공 측의 소명을  청취, 내년 1월 말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릴 전망이나 이미 부당 지원을 했다는 혐의를 상당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징금 등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LSG코리아 등 기내식 업체들과의 수백억원대 규모의 소송 역시 이어지고 있기에 HDC현산 입장에서는 우발채무가 발생할 시 금호가 일정 부분 책임져야한다는 입장이다.

또 금호는 HDC현산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소속 자회사와 3년 간 의무 계약을 유지해 줄 것과 기내 청소 등 일부 용역·서비스업에 대해서도 3년 연장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더해 아시아나항공 원·하청 노동자들도 안정적인 고용승계와 고용구조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HDC그룹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문화재단 이사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기에 자회사를 안고 갈 경우 향후 사업 조정 시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만, 구주 가격에 대해서는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금호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를 인수해 경영권을 넘겨받는 방식이다. 초반 HDC현산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구주 가격을 3200억원을 제시하고 금호는 4000억원의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면서 신경전이 이어졌으나 결국 HDC현산 측의 의견에 무게가 실리면서 평행선을 걷기로 했다.

이처럼 그리 순탄치 않은 매각과정임에도 불구,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유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배타적 협상 기간이 12일로 정해지긴 했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기때문에 일정을 미룬다고 해서 매각에 차질이 생기거나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며 "양측이 연내 매각을 성사시키려는 목표와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조금 미뤄졌다해서 실패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매각이 마무리돼야만 하는 금호 측의 필수적인 입장도 존재한다. 매각이 연내 불발될 시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협상권은 산은 등 채권단에 넘어갈 뿐 아니라 보유지분 매각대금 또한 낮아지는 등 극심한 타격을 겪기 때문이다. 금호는 아시아나항공 구주 대금으로 금호 지주사인 금호고속 차입금 등을 상환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어 수천억원대 자금이 절실한 상황이다. 때문에 연내 매각을 완료키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 관계자는 "금호 측과 이견이 보이는 부분에 대해 오늘도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연내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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