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엄청난 위기감···이대로는 10~20년 뒤 대한민국 망한다"
이동걸 "엄청난 위기감···이대로는 10~20년 뒤 대한민국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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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장(사진=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장(사진=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이동걸 회장이 지난 2년간의 소회를 풀어놓으면서 "엄청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대한민국은 10~20년 뒤 망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산은 회장을 지내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불신의 골이 깊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회 일각에서는 실패를 용인하자는 진취적인 얘기를 많이 하지만 정작 우리는 무슨 일이 생기면 의혹을 제기하거나 앞길을 막고 있다"며 "노사가 서로 믿고 윈윈하면서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깊은 불신으로 인해 2~3개월 걸릴 일이 2~3년간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년연장 문제를 예로 들었다.

이 회장은 "제조업에 고경력 직원들이 많지만 급여 인상만큼의 생산성은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호봉제 유지하면서 정년을 연장하면 국내 제조업은 다 망한다"며 "당사자인 근로자들이 기업을 살리기 위해 동참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의 불신 풍조가 신뢰하는 분위기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면서 "이 분들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안정보장망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우리 경제가 성장하려면 새로운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등 15~20년밖에 안된 기업들이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를 끌고 간다"며 "불과 얼마전까지 중국은 우리를 추격하는 나라였지만 알리바바·텐센트 등 기업이 출현하면서 뛰어넘어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벌의 잘잘못을 떠나 50~60년 전 만들어진 기업들이 우리 경제를 끌고 가고 있는데 이들이 점점 지쳐가고 있다"면서 "산업은행은 새로운 기업 발굴하고 키우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200여개 기업 발굴해서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내년 계획에 대해 "산업은행의 변화·혁신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강화에 한 층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금융기관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JP모간은 수년 째 1년에 1조원씩 투자하고 있다"며 "산업은행도 지난 5월 20년만에 차세대 시스템으로 교체하고, 성공적으로 가동했다. 이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많은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일을 할 때는 외부 인사도 데려올 수 있어야 하는데 산업은행은 월급조차 마음대로 주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상 한 손을 뒤로 묶고 경쟁 중"이라며 "제약 조건을 어떻게 풀 수 있을 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 진행중인 아시아나 항공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M&A)에 대해 "제가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해서도 안된다"며 "딜에 참여한 당사자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KDB생명에 대해서는 "팔 수 있을만큼 기업가치를 올려놨지만 매매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니 기다려보자"고 말했고, KDB인베스트에 이관한 대우건설에 대해서는 "가치제고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는 보고를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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