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23개월 연속 내리막···수출금액지수 11개월째↓
교역조건 23개월 연속 내리막···수출금액지수 11개월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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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포함 집적회로 가격 29.6%↓
경기도 의왕ICD(내륙컨테이너기지) 제2터미널에 빈 화물열차가 멈춰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의왕ICD(내륙컨테이너기지) 제2터미널에 빈 화물열차가 멈춰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수출 1단위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 양을 보여주는 교역조건 지수가 지난달 23개월째 내리막을 탔다. 수출가격이 수입가격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서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9년 10월 교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17.01(2015=100)로 전년동월 대비 4.6% 하락했다. 지난 5월부터 6개월 연속 내린 것으로 하락폭은 지난 8월(-5.8%) 이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물량이 하락세를 지속한 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3.4%), 석탄 및 석유제품(-7.4%)이 크게 내린 탓이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반도체를 포함한 집적회로의 수출물량이 14.4% 상승했지만 액정표시장치(LCD) 등 평판 디스플레이 하락 폭(-46.9%)이 더 크게 내린 영향을 받았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두바이유 가격이 전년동월 대비 -59% 이상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수출금액지수는 110.97로 전년동월 대비 15.5% 하락했다. 지난해 12월부터 11개월째 내림세로, 낙폭은 지난 8월(-15.7%)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24.4%)와 , 화학제품(-13.2%) 등의 감소가 전체 수출금액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특히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의 경우 반도체가 속한 집적회로 가격이 29.6% 하락했다. 

수입물량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6.5% 하락한 110.81로 집계됐다. 3개월 연속 상승 후 하락 반전이다. 공산품 가운데 운송장비(16.5%) 등이 증가한 반면 기계 및 장비가 18.2% 떨어졌고 광산품(-12.1%) 등이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입금액지수는 115.69로 14.3% 내렸다. 하락폭은 2016년 4월(-15.1%) 이후 3년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광산품(-24.4%), 화학제품(-12.5%) 등이 급락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가격(-15.5%)이 수입가격(-14.3%)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은 악화일로를 이어갔다.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0.84로 전년동월 대비 3.4% 내렸다. 지난 2017년 12월(-3.5%) 이후 2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12월부터 2012년 6월까지 31개월 연속 내려간 뒤 최장기간 하락이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7.8% 하락한 106.29로 집계됐다. 수출물량지수(-4.6%)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3.4%)가 모두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수출금액이 역대 2위 수준이었을 정도로 (지난달 수치들은) 전년 대비 기저효과를 상당히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더해 반도체 업황 변화 등이 부정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전체 지수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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