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편의성 내세워 분화한 '은행 앱 로그인'···약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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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킹 앱, 로그인 방법 벌써 6가지
국내 4대 은행 애플리케이션의 로그인 방법 (사진=각 사)
국내 4대 은행 애플리케이션의 로그인 방법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계좌를 확인하기 위해 뱅킹 앱을 실행하고, 몇 번의 꼼지락거림을 거쳐 로그인 하게 됩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는가 하면, 지문을 찍습니다. 요새는 간단하게 숫자 6개를 누르기도 합니다.

은행 앱에 로그인 할 수 있는 방법이 5~6가지나 돼 혼란과 불편을 느낀 적은 없는가요?

은행들은 금융거래를 하기 위해선 필수였던 공인인증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너도나도 편의성을 부르짖으며 새로운 로그인 방식을 끼워넣었습니다.

가장 먼저 사용됐던 건 ID·비밀번호 방식입니다. 입력해야하는 글자도 많고, 금융거래를 위해선 다시 공인인증서가 필요해 최근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두번째로는 명불허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공인인증서 로그인 입니다. 10글자 이상의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고, 1년마다 갱신이라는 고행을 해야 하지만 여전히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에 지문 인식 기능이 추가되면서 지문을 로그인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지문과 함께 생체 정보인 홍채도 하나의 로그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부 은행에서는 생체 정보 대신 6자리 비밀번호를 밀기도 합니다. 점들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는 패턴도 자주 사용되는 로그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사설인증서 활용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로그인 수단이 다양해지다보니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집니다. 일단 뱅킹 앱을 새로 설치하면 로그인 수단만 3~4가지 등록해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분명 지문을 등록했는데 새롭게 지문을 등록해야 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공인인증서'와 연결해 지문 정보를 등록했는데, 이번에는 '사설 인증서'와 연결된 지문을 또 등록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이들 로그인 방식은 서로 맞물려 있어 하나가 막히면 큰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다른 은행에서 발급 받은 공인인증서의 기간이 만료돼 새로 등록하려 하자 은행 앱이 ID와 비밀번호 입력을 요구합니다. 안 쓴 지 너무 오래라 그냥 지문 인증을 하려 하니 공인인증서를 요구합니다. 공인인증서는 이미 만료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말입니다. 이 고객은 결국 뱅킹 앱 이용을 포기했습니다.

은행에 확인해보니 "반드시 하나 이상의 접근매체(신분증·공인인증서)를 확인해야만 한다"는 규정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용자 혼란과 불편도 문제지만 개발자의 고충도 작지 않습니다.

더 편리한 방식이라며 하나씩 집어넣다보니 어느샌가 이용자들이 자신의 편의에 따라 다양하게 로그인하고 있습니다.

뱅킹 앱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되면 고객들은 새로 로그인 수단을 등록해야 하는데 앞서 언급됐던 문제들이 고스란이 반복됩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개발 편의를 위해 로그인 방식을 하나로 통합한다고 하면 고객 불편 사항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질 겁니다. 

우리나라 국민 상당수가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단말기마다 로그인에 활용할 수 있는 장치들이 달라 하나의 방식으로 통합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한 은행 앱 개발자는 "고객들은 여러 은행을 동시에 사용하는데 은행마다 앱을 개발할 때 추구하는 것들이 달라 고객들이 혼란을 느끼기도 한다"며 "그렇다고 이제와서 규격화된 방식으로 통일할 수도 없어 일단 다 집어넣고 있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그는 이어 "오픈뱅킹이 시작되면서 앱이 최대한 빠르고 간편하게 실행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 로그인에 대한 중요성이 더 부각된 것"이라며 "은행 앱의 로그인 경쟁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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