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또 흔들린 韓 금융시장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또 흔들린 韓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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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대 하락·환율 8원 상승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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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1일 증시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먹구름이 꼈다.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도 미중이 온탕과 냉탕을 오갈 때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72p(1.35%) 내린 2096.60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이달 1일(2100.20) 2100선을 넘겼던 코스피가 15거래일 만에 다시 2000선으로 후퇴한 것이다. 전장 대비 1.67p(0.08%) 내린 2123.65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장 내내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73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11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533억원, 2642억원 순매수였다. 

코스닥 역시 전장보다 13.88p(2.14%) 내린 635.99로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0.69p(0.11%) 오른 650.56으로 개장한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선 뒤 낙폭을 키웠다.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731억원, 41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694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합의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재차 부각되면서 증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미국 정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 등을 인용해 미중 간 1단계 무역 합의가 연내 타결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텍사스 오스틴 애플 조립공장을 찾은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그들(중국)이 다가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 결과 2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2.93p(0.40%) 하락한 2만7821.0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각각 0.38%, 0.51% 내렸다. 

홍콩 시위에 대한 정부의 진압이 심화되는 가운데, 홍콩 인권 지지를 목적으로 한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안'이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통과한 점도 리스크오프(위험 회피) 심리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내 법안을 서명하거나 거부해야 하며 서명 시 이 법안은 정식 발효된다. 

미중 불확실성이 점증하자 안전자산인 달러 값은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8.0원 오른 1178.1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전장 대비 2.4원 오른 1172.5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상승 폭을 키워나갔다. 오후 장 중 한 때는 1179원까지 올라 1180원 선을 넘보기도 했다. 

10월 들어 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진정세를 찾았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급변해 위험회피 심리가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등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에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대외적 이벤트에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해 중국의 경기 부양 노력에도 둔화 흐름이 심화되는 가운데 홍콩 관련 불확실성은 중국 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경기 둔화는 중국에 무역협상 압박으로 작용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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