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끝' 증권사 CEO, 떠나는 자·남는 자는?
'임기 끝' 증권사 CEO, 떠나는 자·남는 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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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내년 초 만료···好실적 견인, 연임 '주효' 전망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조만간 임기가 끝나는 증권업계 최고 경영자(CEO)들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인다. 일각에선 금융사고 등 악재에 교체 가능성도 보고 있지만, 호실적을 이끈 경우 연임에 긍정적일 것이란 진단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현대차증권 △SK증권 △IBK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 9곳이다.

우선 '최장수 CEO' 타이틀을 달고 있는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의 연임 여부가 가장 주목된다. 김 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지난 2008년부터 만 11년간 교보증권을 이끌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데, 5연임 기간 동안 기록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자리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교보증권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 750억원, 영업이익 9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9.9%, 14.4% 증가한 수준이다. 김 사장 취임 후 11년간 흑자 행진이다. 부동산금융, 기업금융 딜과 채권 운용수익 증가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이로써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아 목표 삼은 연간 '순익 800억원·영업익 1000억원'의 목전에 다가섰다.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1조원으로 확충, 중형 증권사 진입에 다가선 현대차증권 이용배 사장의 연임도 낙관적이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누적 순이익 6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했다. 상반기에 이어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넘어섰다. 3분기 전반적 업황 부진 영향에 주춤했지만, 자기자본투자(PI)와 투자은행(IB), 채권 등 주요 사업부문의 선전으로 감소폭을 최소화했다.

이 사장은 호실적 외에도, 회사 노조 설립 5년 만에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매끄럽게 이끄는 등 노사관계 개선에도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는 평을 받는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CEO는 최고·최종 의사결정자로서, 기업의 가치가 극대화되도록 경영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회사의 비전을 구현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기간에 걸쳐 꾸준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관점에서 CEO가 회사의 양호한 실적을 이끌었다면 연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대표 플랫폼 도약'을 목표로 지난해 3월 취임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연임 전망도 밝다. 오랜 기간 업계 'IB 전문가'로 불린 정 사장은 취임 초기,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하고, 대형 딜을 따내는 등 IB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다. 안정적 실적을 유지하며 첫 연임을 이룰 것이란 예상이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위탁매매가 두드러졌던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IB 부문이 증권사 '실적 지지대'로 자리하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관련 분야 전문성을 갖고 진두지휘하는 인물이 CEO로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달 14일 임기가 끝나는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의 경우, 연임 여부가 가장 빨리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김 사장 후임인선 등에 대해 논의한 IBK투자증권은 내달 1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을 최종 확정한다.

창립 이래 최초 최초 은행 출신 사장으로서 호실적을 이끌었지만, 채용비리 의혹, DLF(파생결합상품) 불완전 판매 논란 등 악재에 시달린 점은 연임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금융사고 등 내부 악재는 연임에 부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를 수습하고 대처하는 등 CEO로의 역량을 어떻게 펼치느냐에 따라 얘기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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