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기술 베끼기' 칼뺐다···TV·냉장고·스마트폰 '줄소송'
LG전자, '기술 베끼기' 칼뺐다···TV·냉장고·스마트폰 '줄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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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타워 전경.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LG전자가 기술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칼을 빼들고 나선 모습이다. TV·냉장고에 이어 휴대전화와 관련, 경쟁사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하면서 '기술 베끼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주력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따른 불가피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가 자사 특허를 침해한 업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특허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법원 두 곳에 중국 전자회사 TCL에 대해 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TCL이 판매 중인 피처폰과 스마트폰에서 적용한 일부 기술이 'LTE(롱텀에볼루션)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소송의 쟁점인 표준특허는 세 가지로, 단말기의 전송 패킷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어 방법, 단말기와 네트워크의 상향링크 동기화 과정 중에 간섭을 최소화하는 방법, 단말기와 네트워크 간 상향링크 시간 동기를 맞추기 위한 타이머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이다.

LG전자는 TLC를 상대로 2016년 이후 여러 차례 특허 사용비용을 지불하는 라이선스 협상을 요구했으나 TCL측이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당한 특허 사용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자사 지적재산권(IP)를 보호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에는 또 다른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에 대해서도 미국 캘리포니아지방법원에 TV 관련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가 확보한 4건의 기술에 관한 것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개선을 위한 기술, 무선랜(Wi-Fi) 기반으로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여주는 기술 등 사용자에게 더 편리한 TV 환경을 구현해주는 기술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 9월에도 독일 뮌헨 지방법원에 유럽 가전업체인 아르첼릭, 베코, 그룬디히 등 3개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 기업이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는 양문형 냉장고가 LG전자의 특허 기술인 '도어 제빙'을 침해했다는 게 핵심이다.  

이처럼 가전에 이어 휴대전화까지 기술 우위를 놓고 경쟁사와 '소송전'을 불사하는 LG의 공격적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술 경쟁을 통해 주요 경쟁사들을 견제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29%)가 LG전자(16.4%)를 뛰어넘는 것으로 분석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TCL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1500만 대가 넘는 휴대폰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하이센스는 세계 TV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판매량 기준 4위를 차지한 TV 업체로 중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TV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LG가 그룹사 차원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특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LG전자가 보유한 국내외 특허권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2만7058건, 해외 5만7928건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제품 기획부터 개발까지 9년여가 걸린 의류관리기 'LG 트롬 스타일러'는 2011년 출시 이래 220개의 글로벌 특허 기술을 갖고 있다. 

또 미국 특허분석기관 '테크아이피엠(TechIPM)'과 독일 특허조사기관 '아이피리틱스(IPLytics)'에 따르면 LG전자는 각각 4G(LTE/LTE-A)와 5G 표준특허분야에서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앞서 여러차례 라이선스 협상 등을 요구했지만 상대 회사에서 이를 받아드리지 않아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진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최근 잇따른 특허 소송은 '기술 베끼기'를 일삼는 기업들을 압박하는 동시에 자사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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