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않는' 성장성 특례 상장社, 왜?
'성장 않는' 성장성 특례 상장社,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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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스·올리패스 등 공모가↓···바이오 투심 악화 주 요인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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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만으로 증시에 진입한 기업들이 일제히 고전하고 있다. 증권사 추천을 업고 기대감에 상장했지만, 좀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헬스케어 기업 라파스는 전장 대비 350원(2.17%) 오른 1만6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부터 이틀째 상승세지만, 이달 11일 코스닥 시장 상장 후 공모가(2만원)보다 17.7% 하회하고 있다.

지난 9월20일 상장한 바이오업체 올리패스도 공모가(2만원) 회복이 요원한 모습이다. 상장 당일 장중 60% 급등한 3만2000원으로 치솟았지만, 급반락한 뒤 낙폭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올리패스보다 이틀 앞서 상장한 라닉스는 이날 717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6000원)보다는 높지만, 9월 장중 신고가(1만800원)를 한참 밑돈다.

이들 기업은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증권사나 투자은행(IB)이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 추천한 기업에 대해 경영 성과 등 상장 요건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구체적으로,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자본잠식률 10% 미만 등 요건을 갖추고, 주관사(증권사)가 기술을 보장해주면 상장이 가능하다. 전문 평가 기관의 기술성 평가가 생략되는 '기술특례상장제도'에 비해 상장이 한결 수월하다. 올리패스의 경우, 기술특례에서 성장성 특례로 선회해 상장한 경우다.

기술력을 보장 받아 증권사의 추천을 받고 상장했지만, 주가 흐름은 시원치 않은 모습이다. 당초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회사 희망 공모가 범위보다 한참 밑도는 가격을 정했음에도 이보다 밑돌면서 당황스러운 눈치다.

이는 진입 문턱을 지나치게 낮췄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성보다 미래 성장성만으로 증시에 들어선 경우, 머지 않아 해당 기업의 '거품'이 꺼지는 사례가 나타난다"며 "성장성 특례는 기술력 평가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장 일각에서 신뢰를 덜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많은 전문가는 제약·바이오업종 전반에 상존해 있는 악화된 투자심리를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IR사 한 관계자는 "성장성 특례상장 기업 4곳 중 3곳이 제약·바이오기업인데, 아무래도 올해 연이어 발생한 이슈들로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가 성장성을 보장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 해도 침체된 투심을 극복하기 쉽지 않은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올 들어 증시 부진 속 유난히 바이오주에 대한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졌다"며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주가 디스카운트가 이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했다.

주관사는 특례성장제도로 상장한 기업 주가가 6개월 내로 부진하면,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투자자의 주식을 되사주는 '풋백옵션'(환매청구권) 책임이 있다.

황 연구위원은 "해당 기업의 주가가 부진할 경우, 증권사는 큰 손실을 떠안을 수도 있다"며 "따라서 일반적인 상장 케이스보다 보수적 관점에서 공모가를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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