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펀드수출시대'를 앞두고
[데스크 칼럼] '펀드수출시대'를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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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을 방문한 존 볼턴(John Bolton)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본시장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백악관을 떠난 후 그는 미국계 사모펀드(PEF)의 고문 자격으로 한국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농협상호금융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만났다. 

그가 속해 있는 PEF인 론그룹은 국내에 등록한 역외펀드가 없다. 자본시장법상 외국 집합투자업자 및 외국 투자회사가 국내에서 펀드 판매를 하거나 투자유치 행위를 하려면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는 등 일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만일 그가 기관투자가들에게 펀드 조성을 위한 실질적 투자 유치 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사법적 처벌마저 가능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의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차치하고, 이번 논란을 투자금융 제도의 국제적 추세와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 

다른 국가에 진출해 펀드를 판매하는 '펀드 수출'에 있어, 최소화된 등록 절차만 거치면 국가간 교차판매가 가능토록 하는 제도인 '펀드 패스포트'는 이미 글로벌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 역시 호주, 뉴질랜드, 태국, 일본 등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회원국간 펀드의 교차판매를 원활하게 하는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ARFP)'를 실시키로 했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개정안 공포후 이르면 내년 5월부터 시행된다.  

제도가 시행되면 한국의 자산운용사가 ARFP 회원국에서 펀드를 판매하고자 할 경우 별도의 현지 운용사를 설립하지 않고도 판매인가를 신청하면 현지 영업이 가능해진다. 인가 승인이 나오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21일에 불과하다. 반대로 해외 자산운용사가 한국 내에서 펀드 영업을 하고자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마치 여권처럼 펀드도 국경을 넘어서는게 수월해지는 것이다.  

ARFP가 시행된 이후에도 최소한 인가승인은 받아야 한다는 점, 펀드의 성격 차이 등 앞서 언급한 볼턴 전 백악관 보좌관을 둘러싼 논란과는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 개방을 더욱 확대해야 할 투자금융 산업에 있어 업계와 사회적 분위기가 다소 폐쇄적으로 치우쳐 온 것은 아닌지 짚어볼 필요는 있다.

ARFP는 지난 2010년 호주의 제안으로 2016년 5개 국가간 양해각서까지 체결됐지만, 이중 유독 한국만 제도 정비가 지연됐고 시행 시점도 늦춰졌다.

회원국 중 가장 뒤늦게 제도가 도입되는데도, 해외에서 경쟁력을 한층 높여보겠다는 운용업계의 의지는 강하지 않다. 오히려 전세계적인 '펀드 수출' 시대가 도래하고 나면, 해외 진출 확대는 커녕 글로벌 자산운용사에게 국내 투자자들마저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만 팽배하다.  

이같은 분위기에서는 설령 'IB맨'으로 변신한 볼턴이 정식 절차를 통해 국내에서 투자유치를 진행했다 하더라도 시선이 고울리 만무해 보인다.   

맥쿼리, 노무라 등 해외 대형 자산운용사들과의 경쟁력 걱정에 '빗장'을 걸고 있는게 능사는 아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해외 대체투자에 눈을 돌린 국내 투자자들은 이미 펀드 선택에 대한 안목도 높인 터라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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