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등 긴급상황 시 '일감몰아주기' 예외 인정
日 수출규제 등 긴급상황 시 '일감몰아주기' 예외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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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총수 일가 사익편취 심사 기준 구체적 '명문화'
재계, 공정거래법보다 규제 넓어 위임입법 한계 '우려'
(표=공정거래위원회)
(표=공정거래위원회)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총수일가가 계열사 거래를 악용해 사익을 편취하는 이른바 '일감몰아주기 행위'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심사기준을 담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심사지침(안)'이 행정예고 된다.

아울러 일감몰아주기 행위의 예외 사유인 효율·보안·긴급 등의 세부기준도 심사지침에 마련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나 천재지변 등 외부 요인에 의한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도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에 해당하지 않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행위 심사지침' 제정안(이하 심사지침안)을 마련해 이날 부터 27일까지 2주간 행정예고 한다. 공정위는 행정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심사지침 내용을 확정해 연내에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심사지침은 법적 형태보다 명확한 법 위반 판단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에 따라 예규 형태로 제정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심사지침은 사익편취 기회를 받는 '제공 객체'가 대기업집단의 특수관계인(총수로 지정된 동일인 및 그 친족)이 대주주로써 상장사는 지분 30% 이상, 비상장사는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회사로 규정했다. 또 '대기업이 제3자를 매개로 간접적으로 총수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줘도 처벌 대상 규정했다.

이익제공행위는 직접 거래뿐만 아니라 금융상품을 제3자에게 인수하게 한 뒤, 제3자와 별도 계약을 체결해 이득을 이전하는 간접 거래도 포함했다.

심사지침은 위반행위 유형에 따라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 사업 기회 제공행위, 합리적 고려·비교 없는 상당한 규모의 거래 행위 등으로 세분해 규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총수일가 사익편취의 적용 제외 규정을 현행 법률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부분이다. 현재는 합리적 고려·비교가 없는 상당한 규모에 해당해 사익편취 거래행위로 보이더라도 효율성, 보안성, 긴급성 등이 성립한다면 처벌을 하지 않고 있다.

심사지침은 효율성에 대해서는 △제조 공정에서 제품의 특성상 계열사의 부품·소재 등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 △계열사로부터 부품·소재 등을 조달받아야 하는 경우 △장치산업에 있어 기존 공정에 연계되는 경우 등은 법 적용 예외사유로 규정했다.

보완성에 대해서는 △핵심 영업비밀에 접근 가능한 관리시스템 △기밀보호구역 관리를 직접 수행 △비밀정보가 외국 등 외부로 유출될 우려' 등을 제시했다.

긴급성에 대해서는 핵심 소재·부품, 설비 등을 외국기업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황에서 천재지변이나 상대국의 무역 보복 등 사유일 경우 특수관계 회사와 거래해도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상황에 따른 특수관계 회사와의 거래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예외 규정으로 명문화된 것이다.

다만 긴급한 사업상 필요는 사회 통념상 대체 거래선을 찾는데 소요될 것으로 인정되는 기간만 총수일가 사익편취가 아니라고 봤다.

재계는 그러나 이 심사지침이 상위법인 공정거래법보다 규제대상을 과도하게 확대하고 있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심사지침에 '대기업이 제3자를 매개로 간접적으로 총수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줘도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공정거래법은 규제 대상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소속 회사(대기업) △특수관계인(총수 일가) △특수관계인이 일정 지분 비율 보유한 계열회사(계열사)로 규정하고 있을 뿐 제3자에 대한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공정위가 기업의 모든 거래를 모두 들여다 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금지'는 공정거래법 23조의 2에 규정된 내용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합계 5조원 이상) 총수(동일인) 또는 총수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이다. 지난 2014년 2월 14일 시행돼 현재까지 현대·한진·하이트진로·효성·대림·태광 등 6개 기업이 이 규정을 위반해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심사지침 제정으로 법 집행의 일관성이 향상되고 수범자들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행정예고 기간 이해 관계자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제정안을 확정 및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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