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FF 24시] 경포바다에 ‘상상 스크린’···“문학은 영화의 에센스”
[GIFF 24시] 경포바다에 ‘상상 스크린’···“문학은 영화의 에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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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인호 작가를 회고하는 스페셜토크가 열렸다. 왼쪽부터 안성기 배우, 이장호 감독, 배창호 감독, 김홍준 GIFF예술감독(사회). (사진=서울파이낸스)
고 최인호 작가를 회고하는 스페셜토크가 열렸다. 왼쪽부터 안성기 배우, 이장호 감독, 배창호 감독, 김홍준 GIFF예술감독(사회).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82년생 김지영과 70년대의 25세 경아는 어떻게 다를까? 10일 오후 강릉국제영화제(GIFF) 상영작 별들의 고향(감독 이장호)을 보면서 이 생각이 들었다.

1974년 작품으로 지금 세대들은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당시 향수를 느끼려는 것인지 극장에는 초로의 남녀가 적지 않았다.

“키스할 땐 눈을 감는거야”란 신성일 배우의 닭살돋는 멘트는 이 영화가 원조인지 괜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호스티스 영화 열풍을 몰고 온 당대의 역작 별들의 고향의 주인공 경아(안인숙 분)는 비련의 기구한 여인이지만 남성 중심의 의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를 술집에 빠트린 동혁(백일섭 분)은 “경아의 전 소유주”라고 말한다. 사랑을 찾는 경아는 사람이 아닌 물건이자 성적 대상이었다. “남자는 왜 젖꼭지가 달렸을까? 필요도 없으면서” 경아가 남성 중심의 소유욕을 무의식에 질타하는 것만 같다.

영화가 끝난 직후에는 별들의 전쟁의 원작자인 고 최인호 작가와의 인연과 GIFF 미래에 대한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김홍준 GIFF 예술감독 사회로 이장호 감독과 배창호 감독, 안성기 배우가 최 작가를 회고했다.

이처럼 문학과 영화의 만남을 주제로 GIFF가 국제영화제로 지난 8일 첫발을 내딛었다. 오는 14일까지 강릉 일대에서 열린다. 성공을 논하기엔 이르다. 레드카펫을 걷는 배우들을 보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루냐 등의 평가는 애초 주최 측은 손익(?) 계산에 넣지 않았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문학과 영화의 만남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하기로 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을 치른 강릉시의 지속가능한 주요 축제가 되도록 올 한해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GIFF의 장점은 강릉이 바다와 호수(경포), 먹거리(커피와 재래시장), 문학의 고장 등 3박자를 갖춘 점을 꼽을 수 있다. 이에 GIFF 장소에는 경포해변을 포함시켰다. 올해는 바다를 찾은 이들이 대중문학의 고전에 기반을 둔 옛 영화의 향수를 느끼게 고래사냥 등 관련 부스들을 설치했다.

또한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100인 감독 100초 영화’(100x100)를 볼 수 있는 공간도 경포해변(중앙광장)에 마련했다. GIFF 상영작들을 본 후 바다에 상상의 스크린을 띄워 상념에 빠져볼만도 하다.

경포해변 중앙광장에서 열린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100인 감독 100초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경포해변 중앙광장에서 열린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100인 감독 100초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가족과 연인, 친구 등 단위는 강릉아트센터가 적당해 보인다. 시내의 CGV강릉과 신영극장 외 센터에서도 GIFF 상영작을 즐길 수 있으며, 센터 야외에서는 강릉의 수제맥주 등 먹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시네포차를 운영한다.

또한 강릉아트센터 내 가상현실(VR) 전시관은 영상 미학의 지평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VR 장비를 착용하면 다양한 주제의, 360도 화면을 볼 수 있다.

이장호 감독은 “이번 영화제를 문학을 테마로 한 것에 대해 존경을 표한다. 영화의 에센스는 문학에서 오는 것”이라면서 “유튜브가 대세가 돼 영상 환경이 바뀌고 있지만 영화가 새 미디어로 바뀐다 해도 에센스는 (문학에서) 가져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다음 영화제에는 100명의 국제영화집행위원장이 모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강릉국제영화제가 강릉의 경제, 산업, 관광 발전에도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릉국제영화제(GIFF) (사진=서울파이낸스)
강릉국제영화제(GIFF) (사진=서울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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