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0.50% 축소···韓銀 추가 인하는 '신중'
한미 금리차 0.50% 축소···韓銀 추가 인하는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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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금리인하에 정책여력↑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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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3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p 낮춘 데 대해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우리나라 통화정책의 기존 스탠스를 바꿀 만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미 금리차가 0.50%p로 좁혀져 한은으로서는 정책여력이 커졌지만 당분간은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1.75~2.00%에서 1.50~1.75%로 0.25%p 내렸다. 지난 9월 18일 이후 42일만의 추가 인하다. 또 올해 들어 세 번째이자 지난 7월말과 9월 중순을 포함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해 기준금리를 총 0.75%p 떨어뜨린 것이다. 

지난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p 내렸다. 올해 두번째 금리인하로 기준금리는 2년 만에 다시 역대 최저수준으로 돌아왔다. 이달 금리인하 당시 한미 금리차는 최대 0.75%p였지만 이번 미국의 금리인하로 0.50%p까지 보폭이 좁아졌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하강에 금리인하 요구가 점증하는 상황에서, 한미 금리차가 축소된 점은 통화당국 입장에선 정책여력을 일부분 확보한 셈이 된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축소 될수록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도 줄기 때문이다. 

다만 윤면식 부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 소회의실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등에 대한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이 우리의 기존의 스탠스를 바꿀만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달 금통위에서 한은은 두 차례 기준금리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이 추가 완화 가능성을 닫진 않았지만 당분간 금리를 동결한다는 방침을 강력 시사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도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9월 성명 문구 중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대신 "(기준금리)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겠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성명의 수정된 부분은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하거나 최근 3번의 인하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 연준의 결정은 이미 시장 예상했던 바로, 한은이 기존 입장을 바꿀 트리거는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밀린 상태에서 금리를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실효하한에 대한 언급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 역시 당분간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시장은 실효하한을 0.75~1.00%로 잡고있다. 현 기준금리가 1.25%라는 점을 고려하면 0.25%p씩 두 차례 인하 카드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은이 10월 통화정책에서 강조한 것과 같이 지난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를 점검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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