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이마트 수술' 외부 전문가에 맡긴다···강희석 대표 영입
정용진, '이마트 수술' 외부 전문가에 맡긴다···강희석 대표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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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만에 첫 외부 인사..."고정관념 벗어나 젊은 인재 기용"
이마트는 새 대표에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대표를 선임했다.(사진=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새 대표에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대표를 선임했다.(사진=신세계그룹)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이마트는 21일 새 대표이사로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대표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마트가 대표이사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창립 26년 만에 처음이다. 신세계그룹을 지휘하는 정용진 부회장이 새로운 피를 수혈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이마트 부문에 대한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 신세계그룹은 "고정관념을 벗어나 젊고 실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했으며, 철저한 검증을 통해 성과·능력주의 인사를 더욱 강화했다"는 점을 꼽았다. 

강 신임 대표는 1969년생으로 1957년생인 이갑수 전 대표이사와 12살이나 차이가 난다. 서울대학교 법학과(경제학 부전공)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2005년부터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소비재·유통 부문 경력을 쌓아 온 유통 전문가이기도 하다다. 강 신임 대표는 베인 사의 파트너로 재임한 동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부문 성장 전략, 신사업 발굴, 글로벌 진출 전략 등에 대한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번 인사는 1세대인 기존 경영진의 퇴진과 함께 새롭고 젊은 이마트 조직을 위한 정 부회장의 결단으로 읽힌다. 6년째 이마트 대표이사를 지낸 이 사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유통업계 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계속 사임 의사를 밝혀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마트 실적이 악화된 점도 대대적 인사단행의 이유로 꼽힌다. 올해 2분기 이마트는 299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이마트의 적자전환은 1993년 서울 창동에 1호점을 낸 후 창립 26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할인점이 4.6% 역신장하면서, 4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노브랜드·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 등은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부츠, 삐에로쑈핑 등에서 적자가 확대됐다. 전문점 부문 영업손실은 188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는 점도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0%가량 줄어든 13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의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전문성과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상품 전문성 강화를 위해 기존 상품본부를 그로서리 본부와 비식품 본부로 이원화하고, 신선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선식품담당 역시 신선1담당과 2담당으로 재편했다. 

또 현장 영업력 극대화를 위해 고객서비스본부를 판매본부로 변경하고, 효율 높은 업무 추진을 위해 4개의 판매담당을 신설했다. 

강 신임 대표는 이마트의 새로운 미래 사업을 위해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올해 화두를 '초저가'로 잡고 상시 초저가 상품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선보였다. 정 부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초저가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한 데 따른 것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점포 구조조정과 자산 유동화 등 이마트가 추진하는 위기대응 전략도 더욱 세밀하게 재정립할 것으로 점쳐진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신세계그룹의 인사는 전례에 없던 일"이라며 "정 부회장의 혁신에 대한 의지가 대거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롯데그룹도 연말에 하던 인사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위기에 대표들의 인사도 더욱 신중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희석 대표이사 프로필
강희석(50) 신임 대표이사는 정부 부처와 컨설팅업체를 거친 유통 전문가다. 부산 출생인 강 대표는 오산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MBA를 취득했다. 199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래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식량정책과, 농수산물 유통기획과 등을 거쳤고 4급 서기관이던 2005년 민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1969년 부산 출생 ▲1998년 오산고 졸업 ▲1993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2004년 와튼스쿨 MBA ▲1993년 행시 합격 ▲1994년 농림수산부 식량정책과 및 농수산물 유통기확과 ▲2005년 베인앤컴퍼니 입사 ▲2014년 베인앤컴퍼니 소비재·유통부문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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