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한일 경제전쟁의 사각지대
[홍승희 칼럼] 한일 경제전쟁의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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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일본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고 그 성과는 속속 통계치로 증명되고 있다. 정부 또한 일본으로부터 유입되는 식품류 등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등 다각도의 대처를 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그런 한일경제전쟁의 심각성을 묻어버리는 사이에 여기저기서 허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국가의 미래를 둘러싼 한일경제전쟁보다 의원 몇몇의 검찰조사를 막는 게 더 시급해 보이는 야당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는 이유다.

최근 힐링을 테마로 한 지자체가 돈을 대가며 일본 여행을 시킨다며 실효성도 없이 돈만 쓰는 짓이라고 불만을 털어놓는 여행 당사자의 소릴 들었다. 지금 시국에 굳이 일본 여행을 시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 여행을 추진한 이유가 힐링 관광객을 끌어오라는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실효성이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힐링 여행이라면 아무래도 나이가 좀 있는 세대들이 대상인데 현재 일본 내의 혐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게 그 세대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태풍 하기비스로 인해 어수선한 일본 분위기와 소비세 인상에 엔화 강세까지 겹쳐 그로 인해 더욱 허리띠를 졸라맬 세대가 바로 혐한을 생활화하고 있는 그들 세대라는 지적도 한다.

무슨 일이든 때가 맞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한 법이다. 그럼에도 지금처럼 한일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굳이 외화를 써가며 일본 여행을 억지로 가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그 호텔 직원의 하소연은 관광공사가 정말 생각이 없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게 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까지도 방사능 검사 장비를 갖추지 못한 12곳 항구들을 통해 일본산 수산물들이 대거 국내에 들어와 우리가 알게 모르게 그 방사능 위험성 높은 일본산 수산물들을 먹었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후쿠시마와 인접한 미와기현에서 생산된 어패류와 갑각류들도 포함돼 있었다는 소리가 들린다.

정부가 아무리 방사능 오염 농수산물 수입을 통제한다 해도 이처럼 구멍 난 곳들이 있으면 정책의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물론 정부의 대일 협상력에도 타격을 줄 뿐이다.

이런 일에 어민들이 직접 참여했는지는 모르지만 자칫 모든 수산물에 대한 불신을 키워 수산업 자체의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진다. 구멍 난 항구를 통해서는 또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큰 수산물뿐만 아니라 정부의 방사능 검사를 피하려는 산업폐기물들도 광석, 고철 등과 함께 반입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방사능 검사를 담당해야 할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런 사실을 최근에서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보니 그동안 방사능 검사에 걸린 사례는 단 한 건 뿐이다. 방사능 오염 위험이 높은 것들일수록 검사받지 않는 루트를 통해 들어왔을 테니 그럴 법하다.

일본으로부터의 수산물 수입은 방사능 위험에도 불구하고 냉동회 등의 형태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종 소비자들로서는 생산지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고 유통단계에서 어떻게 눈속임되는지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공식품의 경우 재료 원산지를 일일이 따지지 않아 최근 일본의 방사능 위험지역에서는 수산물을 한국인들의 입맛을 겨냥한 가공식품 형태로 수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방사능을 체내에 농축시키는 성질을 갖고 있는 패류와 갑각류를 통조림 등으로 만들면 국내 방사능 검사를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을 일본인들은 이미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아무리 WTO에서 잘 싸워 이겨봤자 국내 검역체계에 이런 구멍들이 남아있는 한 제대로 된 방어는 힘들다. 일본은 이번 태풍 하기비스의 강력함을 빌미로 슬그머니 수거했던 오염토들을 수천 자루나 해양방류 되도록 방치했다. 앞으로 일본 근해에서 잡힌 모든 수산물에 대한 보다 철저한 방사능 검사를 그것도 샘플검사 아닌 전수검사를 해야 할 형편이다.

이미 일본이 방류한 방사능 오염토들이 태평양 상으로 방류된 이상 1년 후쯤이면 국내 수산물도 위험해질 상황이 됐다. 한일경제전쟁이 아니더라도 국민 건강 차원에서 향후 모든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확대해 나가지 않으면 자칫 높아지는 불신감으로 인해 우리의 주요 먹거리 중 하나를 아예 잃게 될지도 모른다.

먹거리 문제는 식품안전처 또한 나서서 일본산 방사능을 한국민들이 섭취하는 일이 없도록 막을 의무가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불매운동에 나선 국민들만큼 깨어있길 바라는 것은 무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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