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재개발, 현대·대림·GS '3파전'···'제살깎아먹기' 우려
한남3구역 재개발, 현대·대림·GS '3파전'···'제살깎아먹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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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일대 주택가.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일대 주택가.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으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수주전이 대림산업과 GS건설, 현대건설의 3파전 구도로 굳어진 양상이다. 이들 업체는 조합에 안정적인 사업비 조달을 어필하는가 하면 설계안 공개와 확정공사비를 제시하는 등 그야말로 불꽃 튀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현대건설은 전날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 사옥에서 현대백화점그룹과 향후 한남3구역 내 백화점 입점을 추진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범현대가 계열 그룹으로 현재 유통·미디어·종합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현대백화점·아울렛·현대HCN·현대그린푸드 등 10개 이상의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이 가진 다양한 아이템과 서비스들을 한남3구역에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울 최초로 프리미엄 백화점이 들어선 아파트 컨셉의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며 "외관의 화려한 모습을 넘어선 단지의 가치와 입주민의 실생활 품격이 높아질 수 있는 특장점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현대건설은 '디에이치한남'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한남3구역 시공사 입찰제안서 가이드-이것만은 꼭 검토하세요'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동영상에는 공사비 인상 없는 '확정공사비', 조합원의 원활한 이주를 위한 '추가 이주비', 최초 일반분양가 기준 '미분양 시 대물변제' 등의 계획안이 담겼다.

이같은 현대건설의 발표에 대해 업계에서는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경쟁사에 대한 반격으로 받아 들인다. GS건설이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례적으로 '한남 더 헤리티지'라는 단지명과 함께 설계안을 소개하자,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앞서 GS건설은 세계적인 건축 설계회사와 손잡고 단지 외관부터 커뮤니티시설, 상가까지 서울을 대표할 만한 프리미엄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수주전쟁엔 대림산업도 가세하고 있다. 컨소시엄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이 극심할 때 발 빠르게 단독시공 계획을 밝히면서 선제공격에 나섰다. 아직 구체적인 수주 계획만 밝히지 않고 있다. 단지명을 '아크로 한남 카운티'로 정하고, 지난달 말 한남3구역 사업 수주를 위해 신한은행, 우리은행과 맺은 총 14조원 규모의 금융업무협약을 발판으로 조합원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당초 시공사 입찰 설명회에 참석했던 대우건설이 잠정적으로 불참을 결정하고, SK건설 역시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등 3개사가 한남3구역 시공권을 놓고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18일 오후 2시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시공사를 결정짓는 시공사 총회는 12월15일로 예정돼 있다.

업계에선 달아오르는 수주전 열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의 수익성이 기대했던 것만큼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어지는 경쟁 심화가 업체 간 '제살깎아먹기'식 과당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 한남3구역은 '한강변'이라는 매력적인 상징성과 달리 42.09%로 높은 건폐율, 층수 제한 등 규제로 인해 사업성이 낮다는 평을 받는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까지 더해지면 실질적인 이윤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도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업성이 크지 않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입지적인 매력에 홍보효과를 위해 입찰에 나서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사업성에 비해 투입되는 인력, 비용, 시간 등에 대한 우려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과한 경쟁은 조합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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