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뭇매 맞은 ESS 화재···'부실 조사' 둘러싸고 난타전
국감서 뭇매 맞은 ESS 화재···'부실 조사' 둘러싸고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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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조사위도 화재 원인, 배터리 결함 의심했지만..."
LG화학 "자체 실증시험 진행 중···12월까지 원인 규명"
7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준호 LG화학 부사장과 임영호 삼성SDI 부사장. (사진=김혜경 기자)
7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준호 LG화학 부사장(오른쪽)과 임영호 삼성SDI 부사장. (사진=김혜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정부의 화재 원인과 대책 발표 후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정감사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7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국감에서는 정부의 부실한 대응과 LG화학 배터리 결함에 대한 질의가 여야 막론하고 쏟아졌다. 

앞서 지난 6월 정부는 ESS 사고 조사위원회를 통해 화재 원인과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국내 1173개 사업장에 안전 조치 사항을 통보한 후 조사위 후속 기구인 ESS 안전관리위원회에 3개월 내 이행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화재가 발생하자 당초 정부 조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사위 보고서를 살펴봤더니 화재 시작은 배터리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정작 배터리 결함 내용은 화재 발생 원인에서 제외됐다"면서 "사고 가운데 14건이 동일 회사가 특정 시기에 제조된 제품이 사용됐다면 당연히 연관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주 무소속 의원도 "조사위 회의록에는 화재 발생을 원인 미상으로 결론내린 부분이 많았다"면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대책도 세우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내 ESS 사업장 1173개 가운데 안전조치를 이행했거나 설비를 철거한 업체는 104개에 불과하다"면서 "경보시스템 구축 등 비용이 상당히 들지만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라는 측면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조사위에서도 배터리 결함을 화재 원인으로 의심하고 실증시험을 실시했지만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면서 "다만 결함이 있는 배터리가 일정 조건 하에서는 발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내용을 조사 결과에 포함시켰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장에는 김준호 LG화학 부사장과 임영호 삼성SDI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산 ESS 화재 당시 한국전력이 삼성SDI 제품으로 시험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삼성 측이 한전에 찾아가 조사 중이던 제품을 회수했다"면서 "조사 기간 동안 정부가 배터리 제조사에 끌려다니다 문제 해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의 지적에 양사는 최대한 공개된 상태에서 실증시험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발생한 사고 3건의 경우 삼성SDI와 LG화학이 각각 현장에서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조사위가 실시했던 모사한 단셀 180회 충·방전 시험을 두고 의미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이번에는 시험 방식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준호 LG화학 부사장은 배터리 결함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 의원은 "충남 예산 화재의 경우 LG화학이 사고 전 배터리를 점검해 문제가 될 만한 배터리 셀을 교체했음에도 불이 났다"면서 "사고 발생 후 LG화학 담당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는데 이 정도면 리콜해야 하는 수준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김 부사장은 "문제가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도 리콜을 하는 것이 맞지만 아직 해외에서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17년 8월부터 발생한 ESS 화재 26건 가운데 LG화학 배터리가 사용된 사업장의 사고는 총 14건으로, 모두 2017년 2분기부터 4분기 동안 중국 난징(南京)공장에서 만들어진 초기 물량이다. 아직까지 2018년 이후에 생산된 제품에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15차 조사위 회의에서 LG화학 배터리 셀 '서지(Surge)' 내성실험 결과 화재로 의도했던 현상이 재현됐다고 밝히고 있으며, 20차 회의에서도 셀 단락시험으로 낮은 저항에 따른 큰 전류가 화재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결론적으로 난징 제품이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회사 내부에서도 리콜 의견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부사장은 "본인이 사업부에 확인해 본 결과 리콜 관련 내용은 아직은 없다"면서 "다만 리스크 제품 1만2000개를 이미 교체했고, 12월 말까지 실증시험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고 관련 조치도 취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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