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깜짝 실적···베트남서 도약하는 韓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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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600억 증자 현지 '최대' 증권사···한투, 시장선점 주력
KB증권 현지법인, 반기 순익 전년比 3배↑···5개사 모두 好실적
여의도 증권가(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높은 성장성에 각광 받는 베트남 시장에서 국내 증권업계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자본금 기준 현지 최대 규모 증권사 등극을 목전에 두고 있고, 진출 중인 증권사 모두 뚜렷한 실적 개선을 시현 중이다. 이들은 앞으로도 '기회의 땅' 베트남 시장 장악을 위해 더욱 분주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말 홍콩법인을 통해 미래에셋 베트남에 대해 약 1조156억동(약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 베트남증권위원회의 유상증자 승인이 완료되면 미래에셋 베트남의 자본금은 5조4560억동(약 2832억원)으로 확대된다. 자본금 기준 베트남 현지 증권업계 1위에 도약하게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7년과 지난해 각각 692억원, 1193억원을 잇달아 증자해 덩치를 키워왔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증자 대금은 베트남법인의 투자은행(IB)을 비롯해 자기자본투자(PI), 기업공개(IPO)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베트남 증시가 FTSE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TSE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런던증권거래소(LSE)가 설립한 FTSE인터내셔널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다.

베트남은 높은 경제 성장률과 향후 발전 가능성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국내 증권업계에서 '기회의 땅'으로 여기며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발표된 베트남의 올 3분기 성장률은 7.31%를 기록, 시장 예상치와 정부 최대 목표치(6.8%)를 뛰어넘었다. 베트남 1~9월 성장률이 6.98%로 10년래 최고치를 기록 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7.08%)를 상회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베트남법인에 380억원 규모 증자를 단행, 자본금 1000억원을 넘기며 업계 8위권으로 올라섰다. KB증권은 2017년 11월 베트남 증권사 '메리타임'을 자회사로 편입시킨 후 지난해 12월과 2월 잇따라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930억원까지 불어났다.

NH투자증권은 'NH Securities Vietnam'과 합작법인 형태로 유지해오다가 지난해 2월 완전 자회사로 편입, 300억원을 증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5년 베트남 '남안증권' 지분 100% 인수로 진출했고, 한화투자증권은 올 4월 베트남 온라인 증권사 'HFT증권' 지분 90%를 매입, 현지 시장에 새로 합류했다.

증권사 한 고위 관계자는 "신흥국 시장에서 투자처로의 유망성은 베트남이 단연 최고"라며 "현지에 진출해 있는 증권사들은 잇달아 몸집을 불려 사업 역량을 확대해 시장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이들 간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국내 증권사들은 두드러진 실적 시현으로 한단계 도약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미래에셋 베트남은 올 상반기 순이익 80억7800만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45억9300만원)과 비교해 75.9% 급증한 수준으로, 단연 최대 규모다. KB증권의 'KBSV'는 지난해 상반기 7억3660만원에서 무려 3배 가까이 늘어난 21억8579만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29억2524만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32억5934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4억1100만원의 순손실을 냈던 NH투자증권도 올해는 1억45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신한금융투자도 10% 가까이 증가한 9억25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의 가속화하는 성장에 맞게 실적 면에서도 빠른 성과가 시현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사업을 다각화하고, 미래 신성장 기반을 구축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권업계 대표들은 베트남 정부사절단과 만나 금융투자분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이같은 우호적 환경에 국내 증권사들은 향후 현지 증권사 인수와 합작법인 설립 등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베트남 증권위원회(SSC)와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키로 합의한 상태"라며 "이를 통해 양국 간 금융투자업의 협력은 물론 자본시장과 실물경제의 발전을 체계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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