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달아오른 서울 청약시장···"가점 인플레 가속화 불보듯"
후끈 달아오른 서울 청약시장···"가점 인플레 가속화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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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단지 경쟁률 '수백대 1'···70점 돼야 안정권
수도권 신규 분양단지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수도권 신규 분양단지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청약시장 분위기가 심상찮다. 일명 '로또 단지'를 향한 청약 열풍에 경쟁률이 수백대 1까지 치솟더니 청약가점도 대폭 높아졌다.

이같은 과열 양상은 민간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기 전 분양에 나서려는 단지들로 인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로또 분양이 늘어나면서 청약 당첨가점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는 112가구 일반분양 물량에 1만2890명이 몰려 평균 115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평균 203.8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다음으로 높은 경쟁률이다.

분양가가 3.3㎡당 평균 4750만원으로, 가구당 9억원을 넘겨 중도금 대출이 불가했음에도 분양 전부터 '강남 로또'로 주목을 받으며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전날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강남구 역삼동 '역삼센트럴아이파크'도 기분 좋게 청약을 마쳤다. 138가구 모집에 8975명이 몰려 평균 65.04대 1의 경쟁률이 나왔는데, 전용면적 115.2㎡B 타입에서는 4가구 모집에 1809명이 접수해 최고 경쟁률이 452.25대 1까지 치솟았다.

래미안라클래시보다는 비교적 낮은 경쟁률이지만, 앞서 분양에 나선 '방배그랑자이'(평균 8.17대 1), '서초그랑자이'(42.63대 1)와 비교했을 때 높은 청약열기가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제동으로 해당 단지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수억원 이상 저렴한 데다 상한제 실시 예고로 새 아파트가 귀해질 것이란 전망이 더해지면서 많은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높은 경쟁률은 청약가점도 끌어올렸다. 이날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래미안 라클래시의 최저 가점 평균은 66.67점으로 집계됐다. 직전 강남권 분양이었던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61.5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제는 청약가점이 70점 이상이어야 강남권 단지의 당첨 안정권에 속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과열된 청약시장의 열기를 한동안 식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유예를 받은 정비사업장이 상한제 변수를 피하기 위해 분양 일정을 서두를 경우 신축아파트를 향한 관심이 청약시장으로 더욱 쏠릴 수 있어서다.

전날 정부는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대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6개월간 미뤄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선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단계에 있는 서울의 61개 단지, 6만8000가구가 6개월의 유예 기간에 서둘러 분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가 입주자모집공고일을 앞당기면서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면서 "상한제가 시행되면 공급감소를 우려한 청약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청약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수요가 많은 만큼 웬만한 가점으로는 당첨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급자나 수요자 모두 분양시장에 적극적인 편이라 청약가점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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