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이냐 퇴보냐, 기로에 선 대한생명-1.성패의 첫 가늠자 '조직 통합'
도약이냐 퇴보냐, 기로에 선 대한생명-1.성패의 첫 가늠자 '조직 통합'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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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체제 구축 불구 갈등 요인 많아...업계 시각 아직 냉소적
오너-전문 경영인 투톱 체제 취약점 극복. 새비전 창출이 관건

대한생명이 퇴보할 것인가 한 단계 도약할 것인가? 대한생명은 지난달 세계적인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전사적 경영 컨설팅을 의뢰했다. 한화그룹이라는 새로운 주인이 들어선 만큼 새비전을 설정함으로써 경쟁력을 제고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가 현재 대한생명을 바라보는 냉소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대한생명이 중장기 계획 수립 과정에서 조직 통합은 물론 상품 구조 개선에 따른 판매 채널 개선 등 전열 재정비가 불가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미 한화그룹이 지난해 12월 인사 개편을 단행, 친정 체제를 구축했지만 신구 세력간 의견 대립이 간간이 외부에 회자되고 있다. 지난 90년 대 이후 정상 영업을 유지하는 등 놀라운 저력도 실상을 들여다보면 ‘저축성 보험 및 종신보험 판매 급증’의 부산물로 남아 또 다른 골치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부실사라는 부담때문에 더디게 진행 된 내근 및 영업 조직에 대한 경쟁력 제고 차원의 대규모 감축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한생명이 ‘업계 2위 탈환’이라는 자기 만족에 빠져 현실에 안주할 수 만은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본지는 한화가 주인이 된 이후 대한생명의 조직 통합, 상품 구조, 영업 채널 개선 등을 주제별로 짚어 봄으로써 향후 대한생명의 앞날을 전망해보는 시리즈를
기획했다 -편집자주-

조직은 보험영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첫번째 잣대라는 게 보험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대한생명이 한화그룹 출신 임원과 보험 전문가로 불리는 영입파 및 기존 임원진간 얽히고 설킨 힘겨루기로 새로운 편 가르기 문화가 생겨날 조짐이 보입니다” 보험업계에 정통한 원로 전문가가 현재 대한생명의 경영진에 가한 일침이다.

최근 대한생명은 급격한 친정 체제 구축에 따른 신구 세력간 힘겨루기, 최고 경영진간 불화설 등 갖가지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한생명은 지난해 12월 한화그룹에 인수될 당시 35명의 임원진(등기 임원 14명) 중 15명(등기임원 7명)을 한화그룹 출신 및 보험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문제는 새로 구성된 임원진이 기존 및 새로 영입된 임원 등 신구 세력으로 간단히 양분될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외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 전형적인 한화 그룹 출신과 과거 대한생명 임원진 외에도 소위 보험 전문가로 불리는 영입 인사들이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보험 전문가들이 한화그룹에서 임명됐지만 이미 능력을 검증 받은 보험 전문가라는 점에서 한화그룹 출신 임원들과는 다소 성격이 다른 데다 고영선 사장 등 대부분이 핵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따라서, 김승연 회장 이하 한화 출신 임원들과 고영선 사장 등 보험 전문가 집단간 힘겨루기가 상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금융계 안팎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생명이 과거 부실사인 점 때문에 많은 신규 사업 등을 추진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고 사장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큰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김 회장과 의사 결정을 놓고 사소한 의견 충돌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한생명 김승연 회장은 그룹 차원의 중장기적 의사 결정권을 쥐고 있는 반면, 고영선 사장은 보험 영업 및 지원, 관리 등 거의 모든 실무 부분에서 의사 결정권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대한생명이 한화그룹의 사실상 금융 지주회사라는 점 때문에 중장기 영업 전략과 그룹의 장기 전략 수립 과정에서 두 사람의 의견 충돌이 잦을 수 밖에 없고, 고 사장이 의사 결정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영선 사장이 지난 6월 강호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장을 경영 기획 담당 전무이사로 영입한 배경에는 보험전문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발언권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한화그룹 출신인 전임 경영 기획 담당 임원이 전형적인 ‘한화통’ 이라는 점도 설득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화그룹이 친정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영입한 보험 전문가들과 한화그룹 출신 및 기존 대한생명 출신 임원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고 사장의 보험 전문가 영입도 이러한 조직 구조로 인한 힘겨루기 차원이라는 게 공통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사실 과거 일부 보험회사는 오너인 회장과 보험 전문가로 실질적인 회사 경영권을 쥐고 있는 사장의 투 톱 체제로 많은 시행 착오를 겪은 게 사실이다. 동아생명과 숱한 중견 기업 계열 생명보험사들이 그랬고 가장 최근에는 경쟁사인 교보생명이 오너 체제 확립을 위한 잦은 인사 개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결국 회장과 사장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 라인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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