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결제시장②] 자체 결제수단 만드는 유통·통신사···본격 '페이전쟁'
['빅뱅' 결제시장②] 자체 결제수단 만드는 유통·통신사···본격 '페이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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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 단골고객·할인쿠폰 혜택 강조
SK페이·KT지니페이 등 통신사도 참전
KT, 목소리로 결제...쿠팡 간편결제 1천만 돌파
(사진=각 유통사 및 통신사의 간편결제 로고)
(사진=각 회사의 간편결제 로고)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지난해 80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유통·통신 기업들이 자체 페이(Pay) 서비스를 내세워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소셜커머스 3사(티몬·쿠팡·위메프)까지 강력한 후발주자로 가세하면서, 비(非)금융회사들의 '페이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국내 대형 유통사로 꼽히는 롯데·신세계·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 등은 각각 엘페이·쓱(SSG)페이·스마일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5년 경 도입된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은 유통 기업 자체 결제 시스템의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들 유통사 페이의 특징은 기존 제휴한 카드사보다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에 혜택을 몰아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포인트 적립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으며 계열사에서 해당 페이로 결제 시 할인혜택도 다양하다.

롯데 엘페이의 경우 롯데백화점에서 결제 시 수시로 구매금액 5~10%에 해당하는 롯데상품권을 증정한다. 또한 매월 달력에서 L자를 그렸을 때 해당하는 날에 엘페이로 롯데마트몰·세븐일레븐·롯데시네마 등 계열사에서 결제할 경우 결제금액의 10%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신세계 쓱페이 역시 온·오프라인 유통 계열사를 기반으로 한 혜택이 두드러진다. 쓱페이는 이마트 행사 상품 결제 시 신세계 포인트 2%를 적립해준다. 또 이마트24에서 8월 한 달 동안 50여종 인기 아이스크림을 3개 이상, SSG페이로 결제 시 반값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 바 있다.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에서 만든 스마일페이는 자사 사이트 및 SPC 가맹점(베스킨라빈스·파리바게뜨 등)에서 사용가능하다. 현대카드와 제휴한 스마일카드 사용 시 결제액의 2%가 적립된다. 

11번가도 지난 7월 자사의 간편결제서비스 11페이와 SK텔레콤의 T페이를 통합한 SK페이를 내놓았다. 통신사와 유통사의 협업으로 간편결제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고객은 SK페이에 미리 충전한 포인트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SK페이의 온오프라인 가맹점(CJ오쇼핑,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빕스 등)에서 포인트 결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KT는 지난해 목소리를 인증하는 방식의 결제가 이뤄지는 '화자인증 결제 기술'을 적용한 '지니페이'를 상용화 했다. 지니페이는 스마트폰이나 TV리모컨 조작 없이 이용자의 목소리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KT는 향후 지니페이를 기가지니 주요서비스(쇼핑, 콘텐츠 등)에 적용하고, 지니페이에 적용된 화자인증기술로 사용자인증 서비스를 제공 결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결제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소셜커머스 3사(티몬·쿠팡·위메프)의 간편결제 시스템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 간편결제 서비스는 자사몰에 한정돼 있다는 단점이 있으나, 단골고객 확보와 할인 쿠폰 등을 앞세워 가입자 수를 늘려가고 있다. 

쿠팡은 2015년 12월 간편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이래 올해 6월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롯데 엘페이 900여만명, 신세계의 SSG페이 750여만명과 견줄만한 수준이다. 쿠페이는 월 구매액 100만원까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1% 적립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쿠페이가 쿠팡이츠, 로켓와우클럽 등과 같은 쿠팡의 핵심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기대를 모은다.

위메프의 '위메프페이'와 티몬의 '티몬페이'는 가입자수는 기타 결제 수단에 비해 미미하지만 자체 결제수단으로 결제 시 할인 혜택을 주는 등 고객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위메프는 '위메프데이'와 같은 자체 행사에서, 위메프 전용 간편 결제 수단 '위메프페이'로만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체 결제 수단 이용율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같이 금융회사가 아닌 유통·통신 기업이 자체 결제 서비스를 출시하는 이유는 고객의 충성도를 활용해 소비를 늘릴 수 있고, 단골 고객 확보를 넘어 고객 구매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을 제공하려는 데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IT기술을 이용한 이커머스의 업종 확장이라고 봐야 한다"며 "고객 구매 패턴과 같은 정보는 다방면에서 활용 가능해 추후 기업 수익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점유율로 놓고 보면 카드사에 비해 유통사 페이는 미미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들이 자체 결제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하면 기존 결제사업자들에겐 위협 요소"라며 "결국 기술력에서 뒤쳐지는 기업들은 도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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