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銀 주인 뉴브리지 '목돈 챙기기' 준비 착착
제일銀 주인 뉴브리지 '목돈 챙기기' 준비 착착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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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안에 클린화, '부실' 이미지 불식
내년 재거래 시점서 가치 극대화 목표.


제일은행 인수 4년째에 접어든 뉴브리지캐피탈이 내년에는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부실이미지는 올해까지만 허용, 내년 주식 재거래 전에 클린뱅크의 면모를 갖춰 기업가치 극대화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 이연법인세 초과 계상의 의미 = 올 상반기 제일은행의 세전 당기순이익은 424억원. 1분기 639억원 적자였지만 2분기 141억원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이연법인세 평가감액분 911억원을 계상해 세후 당기순이익은 상반기 최종 499억원 적자가 됐다.

이연법인세란 회계상 법인세와 세법상 법인세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제일은행은 99년 피인수 당시 대단위 결손금 발생으로 2004년까지 5년간 법인세 경감 혜택을 받게 돼 있다. 이 혜택은 2004년까지 실현 가능한 이익에 대해 법인세율 29.7%를 적용해 산정되는데 제일은행은 이 부분을 1분기 847억원, 2분기 911억원 계상한 것이다.

제일은행은 당초 계산보다 이연법인세를 초과 계상했는데 이는 내년 이익창출 효과를 극대화시키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쉽게 말해 내년에 낼 세금을 올해 많이 내 발생할 내년 이익 중 세금으로 차감되는 부분을 최소화시키겠다는 것. 제일은행은 또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112.78%로 2분기에만 가계 및 신용카드 부문 등에 977억원을 쌓았다.


▲ 코언 행장 내년 주식 재거래 할 것 = 이러한 회계처리는 현재 거래정지 상태에 있는 제일은행 주식의 거래 재개를 염두에 둔 것이다. 지난 13일, 로버트 코언 제일은행장은 상반기 제일은행 실적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2004년 중 주식거래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올해까지 최대한 비용처리를 끝내고 손익분기점을 갓 통과한 현 시점부터 내년 주식 재거래 시점까지 수익상승 곡선을 가파르게 그려내겠다는 심산이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뉴브리지캐피탈이 단기 수익을 목표로 하는 펀드인 점을 감안, 내년 중 이익을 챙기고 제일은행을 떠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코언 행장은 주식분산 요건을 갖추기 위해 뉴브리지캐피탈이 지분 일부를 매각하겠지만 그래도 경영권이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완전매각으로 쉽게 발을 빼지는 않겠다는 것.

오히려 기회가 주어진다면 신용카드사 또는 은행을 인수하겠다며 추가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이 없어 진행중인 것은 없지만 기회만 되면 타은행 인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덩치보다 내재가치에 매진 = 자산규모로 시중은행권 8위에 머물고 있는 제일은행이 타은행 인수의 주체가 된다는 데는 분명 어패가 있다. 이에 대해 제일은행은 덩치가 아닌 내재가치로 승부한다는 복안이다.

제일은행 한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자산규모가 아니라 은행의 실질가치라며 내년 중 자기자본이익률(ROE) 25%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산의 클린화를 통한 실속경영으로 알짜 은행을 만들겠다는 것.

현재 제일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72%로 타은행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자산건전성 향상 뿐만 아니라 BIS자기자본비율도 10.92%로 양호한 축에 속한다. 또한 올해 총자산 40조원 목표를 달성하고 내년에는 45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율적이고 실속 있는 은행으로 탈바꿈해 주식가격을 최소 1만원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것. 이에 은행측은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내년에 발생할 순이익으로 최소 2천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 후, 뉴브리지캐피탈은 고수익이 발생했을 때 언제든 제일은행 지분을 정리할 것이란 관측이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점에서는 다소 파악이 제각각이다.

제일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에서 뉴브리지가 펀드인 것을 강조해 금방 떠날 것처럼 얘기하지만 은행 직원들은 최소 몇 년은 더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일괄 정리보다는 향후 금융시장 전개과정에 따라 지분 비율을 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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