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읽기 下] 4년 뒤 '176조', 글로벌 시장 속 한국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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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1550억 달러 달할 것"
국내 시장 ‘삼성 집중화’, 전문 기술·인력 부족 한계도
SK텔레콤은 주거공간 내 각종 IoT 기기들을 앱으로 제어하는 기존의 스마트홈을 입주민의 생활 편의까지 제고하는 '공동주택단지 플랫폼'으로 확대·개편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주거공간 내 각종 IoT 기기들을 앱으로 제어하는 기존의 스마트홈을 입주민의 생활 편의까지 제고하는 '공동주택단지 플랫폼'으로 확대·개편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SK텔레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전 세계 스마트홈 시장이 4년 뒤인 2023년 1550억달러(약 176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성장 잠재력에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공룡 기업들이 앞다퉈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정부 역시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정책 뒷받침을 마련하고 지원 사격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여전히 인공지능 기술과 전문 인력 등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뒤쳐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홈은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하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제품 보급이 확산되면서 차세대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성장성도 커 글로벌 기업들의 스마트홈 투자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스마트홈은 스피커·TV·냉장고·오븐·식기세척기·온도 조절장치·전등·보안카메라 등 가정 내 스마트 기기들의 연결을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앱)·웹사이트·음성인식 등을 통해 작동하는 지능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은 작년 960억달러(약 109조원)에서 2023년에는 1550억달러(약 17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보고서를 통해 작년 전 세계 스마트 기기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55.6% 증가한 280억 달러(약 3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스마트홈은 이제 취미 수준에 머물지 않을 정도로 커졌다. 제조·서비스 업체들도 스마트 기술의 대중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 역시 성장세가 높다. 한국사물인터넷협회가 국내 IoT 산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기준 국내 IoT 산업 매출액은 8조6082억원이었다.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 결과가 처음 나온 2015년(4조6709억원)과 비교하면 연평균 20% 이상 성장한 셈이다. 

이 가운데 정부는 IoT 가전 경쟁력이 우리나라 가전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것을 인지했다.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는 사물인터넷(IoT)과 가전 간 융합을 미래 유망 산업으로 지정하고 IoT 가전 발전을 위해 향후 5년간 IoT 연구개발에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문인력도 500명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IoT 가전 수출 2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담대한 계획을 밝혔다.

작년에는 'IoT 가전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IoT 가전을 활용한 스마트 홈 서비스 시장 확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기업 등과 협력해 IoT 실증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IoT 가전 영역을 스마트홈에서 스마트시티 수준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AI 분야 전문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도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작년 5월 ‘AI R&D 전략’을 발표하고 △AI 기술기반 확보 △인력 양성 △인프라 조성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ICT 산업과 국가정보화 사업 등과 함께 AI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산업 활용을 촉진해 AI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 전시회에서 모델들이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 '마리밀리아노 푹사스'와 함께 조성한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 부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 전시회에서 모델들이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 '마리밀리아노 푹사스'와 함께 조성한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 부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그러나 국내 주요 기업들과 정부 노력에도 국내 스마트홈 시장 과제는 남아있다. 먼저 스마트홈 시장 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인력 수요에 대비해 선제적인 수급 정책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신산업 기술인력 실태조사'를 보면 현재(2017년 기준) IoT가전 분야 사업체 수는 406곳, 평균 근로자 수는 66.5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산업기술 전문인력은 3만634명이었으며, 부족인력은 800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보통신 관련 인력 부족률이 6.9%로 가장 높았다. 2027년까지 필요한 인력은 4만6744명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스마트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에서도 시장 전략 수립에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인재 확보라고 봤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은 주로 케임브리지와 같이 역사가 오래된 유명한 학교가 잘하는데 그만큼 오래된 학문이라는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투자가 필요한데 결과가 없고 펀딩만 계속 들어가기 때문에 오래된 학교가 아니면 AI 기술을 보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스마트홈 기업들의 해외 진출 확대 및 기술 경쟁력 제고 등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전략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현재 기술력이나 시장 점유율 등에 있어 미국과 중국 등에 뒤쳐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에서 스마트홈 관련 기술 장악 현황을 엿볼 수 있는 특허 수량은 1위 삼성전자를 제외한 '톱5'가 모두 중국 기업으로 나타났다. 중국 특허 데이터 연구기관 인코펫혁신지수연구센터 등이 조사한 '2019년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홈 발명특허 순위'를 보면 삼성전자가 254건으로 특허 수량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5위까지는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기업이 차지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구글·퀄컴·인텔 등 미국 기업도 10위권에 들며 연구개발 역량을 드러냈다. 20위 내에서도 중국, 미국 기업들이 포진한 반면 한국은 삼성전자가 유일해 국내 시장의 '삼성 집중화'가 두드려졌다. 특히 중국의 경우 스마트폰, 가전 기업을 비롯해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금융, 공공기관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스마트홈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었다.  

스마트홈 시장 점유율로 보면 전통적으로 미국이 강세를 보인다. IHS마킷에 따르면 작년 스마트홈 시장에서 국가별 점유율은 미국이 35%로 가장 높고 중국이 18%로 뒤를 이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정보 및 전담 인력 부족, 해외업체들의 시장 선점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사물인터넷협회에 따르면 국내 IoT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전체 사업자 가운데 해외 진출 업체는 9%, 진출을 준비하는 업체는 15.9% 수준이었다. 이들은 해외 시장 진출 에로사항으로 시장에 대한 정보부족과 수출 전담 인력 부족, 홍보·마케팅 부족, 해외업체들의 시장 선점, 정부정책 및 지원 부족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은 가구, 가전, 반도체, 네트워크 등 다양한 산업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시장인 만큼 산업 전반에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글로벌 ICT 플랫폼 업체부터 가전업체들까지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여 국내에서도 전문 기술이나 인력 등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활발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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