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토종 제약사, 글로벌 헬스케어 꿈 영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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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투트랙 전술'로 고군분투···신약 파이프라인 공들이고 바이오시밀러 수출 활발
유한양행 연구원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 연구원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토종 제약사들의 오랜 꿈이다.

20세기 국내 제약산업이 태동해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면 21세기엔 발전을 이뤘다. 2000년 들어 의약분업이 도입되고, 국제무역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제약사들은 선진화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cGMP)에 맞는 생산시설을 들여왔고, 연구개발(R&D)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전통 제약강국과 파머징(제약·Pharmacy+신흥·Emerging) 시장을 동시 공략하는 '투트랙 전술'을 앞세웠다. 규제가 까다로운 미국시장을 뚫기 위해 현지 법인을 세우거나, 파머징 시장에서 수출 계약을 따내는 식이다. 다국적 제약사보다 인지도가 낮을 뿐 아니라 마땅한 대형 품목도 없지만,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면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온 유한양행은 미국 진출에 적극적인 제약사 중 하나다. 지난해 3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유한USA를 세운 유한양행은 같은해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도 법인을 추가했다. 유한양행은 연초부터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지방간염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하고,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임상 계획을 승인받으며 순항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미국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 연구도 활발하다.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포지오티닙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아테넥스사에 기술수출한 먹는 항암 신약 오락솔은 유방암 임상 3상에서 효능을 확인했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연구결과는 미국과 유럽 주요 학회에서 발표되며 글로벌 혁신신약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보톡스)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로 올해 미국에 깃발을 꽂았다. 현지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 2위 진입을 목표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친 결과 주보는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230만달러(28억원) 매출을 냈고, 2만명 이상에 시술됐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혈액제제를 생산하기 위해 안정적인 원료혈장 공급처를 확보해온 GC녹십자는 올해 3월 미국에 10번째 혈액원을 열었다. 내년엔 FDA에 혈액제제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IVIG SN) 고농도(10%) 제품 허가를 신청해 4조원대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셀트리온 공장에서 직원들이 바이오의약품 생산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인천 연수구 송도동 셀트리온 공장에서 직원들이 바이오의약품 생산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기업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는 유럽에서 원조 약 점유율을 넘어섰고, 이달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제제 램시마SC에 대한 판매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CHMP의 허가 권고는 사실상 유럽 의약품 승인을 뜻한다.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와 휴미라, 엔브렐이 이끌고 있는 세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45조원 규모)에서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베네팔리, 임랄디, 플릭사비는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4000억원어치가 넘게 팔렸고, 베네팔리의 경우 유럽 주요 5개국에서 원조 약인 엔브렐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동아제약은 자양강장제 박카스로 동남아시아에서 'K팜' 열풍을 주도한다. 박카스 사랑은 캄보디아에서 남다른데, 2011년 52억원이었던 박카스 매출은 6년 새 626억원으로 12배 늘었을 정도다. 2011년 6월 캄보디아에서 박카스는 레드불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보령제약은 2014년부터 멕시코 의약전문 기업 스텐달과 함께 중남미 지역에서 카나브 패밀리(카나브·듀카브·투베로)를 팔고 있다. 카나브는 2010년 15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고혈압치료제다. 보령제약은 중남미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 카나브를 선보이며 세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JW중외제약은 베트남 롱안성에 위치한 제약사 유비팜을 품에 안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이 베트남 제약사 일정 지분을 인수하거나 현지에 공장을 세운 적은 있었지만, 베트남 제약사 지분 전체를 취득해 직접 운영하는 건 JW중외제약이 처음이다. JW중외제약은 현지에서 생산한 의약품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로 진출할 계획이다. 향후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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