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리더]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 "非재무 기반 ESG로도 중기대출 신용평가"
[핀테크 리더]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 "非재무 기반 ESG로도 중기대출 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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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대신 공공데이터·뉴스 분석해 중소기업 신용평가
부도 기업 5만7000개 데이터 분석해 여신심사 모델 구축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 (사진=지속가능발전소)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 (사진=지속가능발전소)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기술이 있는 중소기업이 기술신용평가(TCB)를 통해 은행에서 부족한 자금을 대출받듯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비재무적 경영요소도 제대로 분석하면 신용평가 지표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는 26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를 금융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SG는 재무제표처럼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비재무적 요소다. 영국과 스웨덴, 독일, 프랑스 등에서 ESG 정보 공시 의무제도를 도입했고, 유엔(UN)도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을 통해 사회책임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ESG에 주목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5조원이 넘는 관련 채권이 발행됐다.

윤 대표가 운영하는 지속가능발전소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업의 ESG 정보를 머신러닝 기술로 객관화·수치화할 수 있는 곳이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이를 활용해 '비재무기반 중소기업 신용정보 제공서비스'를 내놔 지난 6월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ESG 정보는 평가항목을 정하더라도 수치화할 수 있는 부분이 한정적이라 평가하는 사람의 자의적 분석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은행원이 기업 설립일이나 시장 분위기 등을 물어보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그렇다보니 은행은 더 보수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기업에 대한 신용대출이 이뤄질 수 없는 이유다.

윤 대표는 "기업의 비재무평가 항목은 지난 2012년부터 국제금융공사(IFC)에서 정해두고 있다. 이를 활용해 대출하는 걸 '지속가능대출'이라고 한다"며 "그런데 한국에서는 어떤 은행도 하지 않고 있었다. 최근에야 녹색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 출시한 '녹색금융' 상품은 기업에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일부 조건을 만족하면 금리를 조금 우대해주는 정도에 그친다. 엄밀히 말하면 ESG와는 거리가 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ESG 분석에 기업이 자체적으로 작성한 보고서 대신 14개 정부기관에 제출하는 53종의 공공데이터를 활용한다. 자체 ESG 보고서는 부정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보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모델을 보완하기 위해 뉴스를 분석한다. 보고서에서 나타나지 않는 사건 등을 뉴스 키워드와 패턴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분석자의 주관을 배제하기 위해 철저히 머신러닝으로 객관화했다.

지속가능발전소 (사진=지속가능발전소)
지속가능발전소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지속가능발전소)

지속가능발전소의 ESG 분석 모델은 지난해 말 신한은행이 제공한 '2010년 이후 사업에 실패한 5만7000여개 차주 데이터'의 머신러닝을 거쳐 여신 심사모델로 탈바꿈했다.

테스트를 위해 1400여개 기업 중 부실징후가 높은 기업 10곳을 도출했고, 4곳에서 지난 5월 감사보고서 등록 직후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윤덕찬 대표는 "은행은 재무로만 보기 때문에 재무데이터가 없으면 기업의 건전성을 파악할 수 없다"며 "이 모델은 글로벌 기준에서 요구하는 비정형 평가를 하고 부실징후 등을 확인해 신용평가 점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출 과정에서 기업의 재무 정보가 없더라도, 등급을 조정할 수 있어 대출 기회를 더 늘리거나 한도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ESG관련 상품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아쉬운 점도 일부 있다. 뉴스가 적게 나오는 기업에 대해서는 보고서를 내기가 어렵다.

윤 대표는 "아직 빅데이터가 부족해 뉴스가 없는 기업에 대해서는 보고서를 내는데 한계가 있다"며 "좀 더 다양한 은행과 제휴해 데이터를 쌓게 되면 훨씬 정확한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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