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17년 9월이 최근 경기 정점···24개월째 경기 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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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축 국면 전환 확정...전문가 "바닥 가까워져"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제10차 경기종합지수 개편결과와 '제11순환기 경기정점을 2017년 9월로 잠정 설정'한 것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제10차 경기종합지수 개편결과와 '제11순환기 경기정점을 2017년 9월로 잠정 설정'한 것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통계청이 한국 경제의 최근 경기 정점을 '2017년 9월'로 잠정 설정했다. 이때부터 우리나라의 경기가 수축 국면으로 전환했음이 확정된 것이다.

정부는 20일 대전 통계센터에서 국가통계위원회 경제통계분과위원회를 열어 '최근 경기순환기의 기준순환일(정점) 설정' 안건을 재상정해 이같이 결정했으며, 국가통계위(위원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심의를 거쳐 경기 정점을 공표했다.

앞서 6월 17일 위원회 회의에서 이 안건을 올렸으나 다시 논의하자는 의견이 우세해 정점 판정을 보류했고, 석 달 만에 다시 위원회를 열어 참석 위원 10명 전원의 의견 일치로 결론을 냈다. 통계청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생산·소비 등 주요 경기 지표, 국내총생산(GDP)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경기 순환 변동 과정에서 국면이 전환되는 시점인 기준순환일을 설정한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6월 회의 때는 정점 예상 시점인 2017년 9월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신중하자는 이견 등이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지표로 봤을 때 정점이 명확했고, 회의 전 청취한 전문가들의 의견까지도 합치돼 반대가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경제는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된 '제11순환기' 안에 있었는데, 이번에 2017년 9월이 제11순환기의 정점으로 판정됨에 따라 제11순환기의 경기 상승 기간은 54개월로 정해졌다. 통계청이 경기 순환 기간을 처음 판정한 제1순환기(1972년 3월∼1975년 6월) 이후 가장 긴 상승이다.

안 심의관은 "정점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상승했다든가 하강 국면에서 계속 하강한다는 해석을 하면 곤란하다"며 "예컨대 2017년 9월 이후 수출과 생산 둔화가 시작됐지만 경기가 어느 정도 버티다가 작년 말부터 미중 무역 전쟁이나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위축이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찍는 다른 국가의 정점도 2017년 말에서 작년 말에 집중돼 있다"며 "대외 환경 악화의 영향으로 주요 국가의 경제 동향이 동조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점 설정으로 현재 경기가 제11순환기의 하강 국면(수축기)에 속해 있음이 확인됐다. 아직 경기 저점을 찍지 않았다면 제11순환기의 하강 국면은 이달까지 24개월째다. 

현재로서는 제11순환기의 하강 국면이 역대 순환기 중 가장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으로 5개월 안에 경기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제11순환기의 하강 기간은 역대 최장이었던 제6순환기의 29개월(1996년 3월∼1998년 8월)을 깨게 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미 경기가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보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계류 수입 등 투자 선행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건설경기도 마이너스 폭이 줄어들고 있다"며 "수출도 반도체 단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을 보면 바닥이 가까워졌거나 이미 바닥을 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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