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사우디 '드론 피폭'에 한때 20% 폭등…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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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오른 62.90달러에 장 마감…11년 만의 최대폭 급등
"생산차질 지속·보복 여부 관건"…'75달러~100달러' 편차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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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혜경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원유시설 2곳에 대한 드론(무인기) 공격과 그에 따른 생산 차질과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폭등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장중 15.5%까지 치솟기도했다. 2008년 12월 이후 약 11년 만의 하루 최대폭(%기준)의 급등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4.6%(8.80달러) 급등한 69.02달러에 마쳤다. 1988년 이후 30년 만에 하루 최대폭이다. 브렌트유 역시 전날 밤 20%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의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의 원유 설비가 가동을 멈추면서 사우디는 하루 평균 570만 배럴가량의 원유 생산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사우디의 시설복구가 얼마나 걸릴지는 물론 미국 등의 보복공격 여부에 따라 유가가 더 큰 폭의 급등을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예멘 후티 반군이 공격 배후를 자처한 가운데 미국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을 배후로 의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범인이 누군지 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우리는 검증(결과)에 따라 장전 완료된 상태"라며 군사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

CNBC 방송은 사우디가 약 한 달간은 기존 수출물량을 유지할 수 있는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는 그러나 전문가들을 인용, 해당 사우디 생산시설에서의 생산 감소가 수주간 지속되면 브렌트유는 배럴당 75달러, 관련국의 군사적 대응이 이뤄지면 배럴당 85달러를 찍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현재의 사우디 생산 감소가 향후 6주간 이어지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75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군사적 충돌로까지 사태가 격화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CNN은 미국내 휘발유 선물 가격도 13%가량 뛰었다고 전했다. 일간 LA타임스는 "캘리포니아주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5~4달러 선에서 5달러 선으로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의 정상적인 생산 복구까지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번 사태가 국제 유가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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