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 경기침체 공포에 흔들리는 美증시 위상
[마켓 인사이드] 경기침체 공포에 흔들리는 美증시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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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이미지 퇴색···투자규모 감소 추세
8월 8일~14일 주식형펀드 자금 유출입 규모 (자료=삼성증권, EPRF)
8월 8일~14일 주식형펀드 자금 유출입 규모 (자료=삼성증권, EPRF)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지난달 초까지 세계 투자자들은 신흥국 주식 대비 안전자산에 속하는 다우지수, 나스닥, S&P500 편입종목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이후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규모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16일 시장조사기관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투자가 몰렸던 미국 주식시장으로부터 자금이 유출되면서 미 주식의 고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EPRF 집계에 따르면 8월 8~14일 북미 주식형 펀드로의 순유입 규모는 6억3900만달러(7700억원)에 달했다. 한주전(8월 1일~ 8월 7일) 152억900만달러 순유출 한 것과 비교해 상당한 반전이다. 특히 최대 60억달러대의 순유출이 발생한 신흥국 시장과 비교해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로만 한정해 살펴보면 미국주식 투자선호 현상은 8월 이후부터 다소 사그러들기 시작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도 금액은 8월 한달간 20억1831만달러(약 2조2600억원)으로 지난 7월(11억4698억달러)보다 75.97% 증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서 미국주식 마저도 불확실하다는 불안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8월 30일 중국 정부는 기존 발표했던대로 미국산 제품 750억달러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고, 미국 역시 9월 1일부터 적용키로 했던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무역관세를 기존 발표보다 5%p 더 높인 15%를 적용하며 맞대응 수위를 높였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올라가게 되고 이로인해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의 필요성은 낮아지게 된다. 이는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졌다. 실제 최근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은 중국산 수입제품에 대한 관세가 확대되면서 2.2%까지 높아졌다. 목표치 2%를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미중무역 분쟁에 이어 장단기금리의 역전현상 역시 미국 주식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경기침체의 신호라는 위기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8월 29일 미 국채 30년물의 금리가 장중 1.91%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10년물 금리는 1.94%로 마감하며 3개월물 금리 1.99%보다도 하회했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아야 정상이지만 3개월물 금리가 10년물보다 더 높다는 것은 경기침체로 인해 투자자금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해석이 시장에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는 국내총생산(GDP)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 할 때를 뜻한다.

특히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 주식의 고점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시가총액을 GDP로 나눈 이른바 '버핏 지수'를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현재 수준은 140% 수준으로 과거 2000년 닷컴 버블시절의 161.1%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치에 속한다. 닷컴 버블 시기를 제외하고는 현재 구간 역시 만만치 않은 고점 구간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2000년과 올해의 금리 수준을 비교해 미국 주식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시각도 있다. 2000년에는 미 연준의 금리가 5% 이상이었던 반면 2019년 8월말 기준 연준의 금리는 2%대에 그친다. 미국채 금리 역시 10년물 기준 6%에 달했던 2000년과 비교하면 이달 4일 1.441%로 3년만에 최저치 수준이다. 두 시기의 수준을 감안해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할 경우 결국 미 증시는 현재 대비해서도 2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는 시각이다.

시가총액을 M1(현금 요구불예금 등 총통화) 또는 M2(정기예금 등을 포함함으로써 M1보다 더 넓은 범주의 통화)로 나누는 등 다른 지표들을 적용할 경우 미국 주식은 현재보다  각각 67~80% 상승 여력이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미국 주식시장을 이처럼 최대한 낙관적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결국 향후 1년 6개월~2년간의 미국 주식 상승기를 거쳐 거품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은 우려는 미국 증시가 향후 상승은 하되 심한 변동성을 수반하는 상승, 이른바 '붐 버스트' 장세가 향후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이어진다. 이와 함께 금, 달러, 선진국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심리가 쏠리는 '리버스로테이션' 현상도 함께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분위기에 BoA(Bank of America), JP모간,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일부 투자은행(IB)들은 최근들어 미국 주식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BoA는 이달 3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주식을 매수할 시점이 다시 찾아왔다"고 밝히며 "월가의 투자자들이 투자포트폴리오에 주식 비중을 낮춰놓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7월말 S&P500의 연말 목표지수를 3100으로 높이며 저금리 속에서 고배당 주식을 매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JP모간도 미국 기업들의 실적호조가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압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9월부터 연말까지 미국 증시의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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