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청약시장 '희비'···입지별 양극화 심화
가을 청약시장 '희비'···입지별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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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단지 경쟁률 '수백대 1'···비수도권 '청약 미달'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청약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신규 분양단지 견본주택을 방문한 수요자들이 청약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가을 분양시장이 여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는 건설사와 수요자들의 '막차타기'가 맞물리면서 서울 및 수도권의 인기단지는 경쟁률이 수백대 1까지 치솟았다. 예고된 규제 시행이 청약열기의 도화선 역할을 한 것이다.

다만 분양시장의 열기가 고조될수록 지역별 양극화에 대한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서울 등 일부 수도권은 청약광풍이 이어지겠지만, 그 외 지역은 커지는 '로또 아파트'의 기대감으로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1순위 청약에 나선 서울 동작구 '이수역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89가구 모집에 1만8134명이 몰려 평균 203.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든 가구의 가격이 9억원 미만으로 형성되며 분양 이전부터 주목을 받은 단지라지만, 서울에서 세자릿수 평균 경쟁률은 2016년 11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지난 5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송파구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은 429가구 모집에 2만건이 넘는 청약신청이 쏟아지며 54.93대 1의 평균 경쟁률을, 서대문구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는 평균 43.5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두 단지 모두 최고 경쟁률은 수백대 1에 달한다.

이례적인 청약 경쟁률을 보인 곳엔 수도권 일부 지역도 포함됐다. 인천 송도에서 공급된 '송도국제E5 더샵 센트럴파크3차'(평균 206.13대 1), '송도국제F20-1 송도 더샵 프라임뷰'(115.37대 1), '송도국제F25-1 송도 더샵 프라임뷰'(104.46대 1) 등은 지난 4일 1순위 청약에서 모두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3개 단지의 평균 경쟁률은 무려 143대 1이다.

이처럼 '청약불패'라는 서울은 물론 송도신도시의 청약시장까지 수만 인파가 몰린 것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입지적 요인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예비타당성 통과가 투자 수요를 부추기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공급축소에 대한 조바심이 '일단 청약을 넣고보자'는 심리를 자극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일부 지역 청약시장에 기름을 부은 민간 분양가상한제가 그 외 지역에선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기 남양주시에 공급된 'e편한세상 평내'는 평균 5.89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일부 평형은 1순위 당해 마감을 하지 못했다.

충남 천안시 '포레나 천안 두정'도 마찬가지다. 한화건설의 새 아파트 브랜드 '포레나'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단지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쏠렸지만, 전용면적 76㎡A, 76㎡B, 76㎡C, 84㎡A 등 주택형의 물량이 남은 탓에 1순위 마감이 불발됐다. 서울과 경기도 광명 등 투기과열지구에 등장할 '로또 단지'의 기대감이 그 외 지역 분양 단지의 수요를 주춤하게 만든 셈이다.

이같은 지역별 양극화는 단풍잎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업계를 대상으로 조사한 9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에선 인기 지역으로 꼽히던 대구와 광주, 세종 등 전망치가 60~70선까지 떨어지며 주택사업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민간 분양가상한제 예고로 인기지역의 청약경쟁률이 높아지는 등 과열현상이 야기되고 있다"면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며 사업지별 양극화는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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