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3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새주인 누가될까?
[초점] 3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새주인 누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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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실사까지' 참여의지 분명 ···'승자의 독배' 부담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 '다크 호스' 부각
자금력 충분한 SK·한화 '손사래'···막판 반전 노리나
사모펀드 KCGI '변수'···일각에선 "'분리매각' 해야"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인수경쟁에 있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연내 매각을 목표로 흥행을 자신했으나, 안정적으로 자금력을 갖추거나 항공업과 관련한 사업경험을 고루 갖춘 대기업도 거의 없을 뿐더러 매각 소식이 들려올 당시 유력후보로 떠올랐던 SK와 한화의 반응도 여전히 냉랭한 상황이라 난감한 모양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연내 매각을 목표로 흥행을 자신했으나, 안정적으로 자금력을 갖추거나 항공업과 관련한 사업경험을 고루 갖춘 대기업도 거의 없을 뿐더러 매각 소식이 들려올 당시 유력후보로 떠올랐던 SK와 한화의 반응도 여전히 냉랭한 상황이어서 매각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인수경쟁에 있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연내 매각을 목표로 흥행을 자신했으나, 안정적으로 자금력을 갖추거나 항공업과 관련한 사업경험을 고루 갖춘 대기업이 거의 없을 뿐더러 유력후보로 떠올랐던 SK와 한화의 반응도 여전히 냉랭해 흥행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상황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인 기업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과 한진칼 2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 막판에 참여를 결정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정도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가가 최대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데 반해 2019년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1000억원 상당의 적자를 본터라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원하는 가격대에 매각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 인수자 측의 자금 부담을 덜려면 분리매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호산업과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3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1주일 내 최종후보군(숏리스트)을 추리고 10월 말에서 11월 초 본입찰과 우선입찰대상자 선정,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곳은 애경그룹과 재무적투자자(FI)인 KCGI,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다.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돌았던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LCC 맏형'이라 불리는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기에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의 다양한 분야를 공유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특히 올해부터 싱가포르 등 중거리로 영역을 확대한 제주항공은 장기플랜인 장거리 노선 개척도 눈여겨 보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욕심을 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뿐만아니라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입찰에 참여해 실사를 진행한다면 인수에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기내 서비스, 장거리 노선 일정, 항공티켓 판매가 등 회사의 운영 전략을 들여다 보는 기회를 갖을 수 있다. 

반면, 매각가가 2조원이 넘는 대물이라는 점에서 애경그룹이 인수하기엔 '먹다 체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이른바 '승자의 독배'에 대한 경계감이다. 올해 2분기 기준 공급과잉으로 인한 슬롯(Slot)부족, 일본 불매, 불안정한 환율과 유류비 상승 등으로 국내 항공사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특히 제주항공은 19분기 연속 흑자실현을 달성했으나 결국 마침표를 찍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 124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2024억원으로 적자 폭은 더 커졌다.

KCGI도 지난달 중순, 국내 대기업을 전략적 투자자(SI)로 끌어들여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여하겠다며 입을 열었다. 양대 국적항공사의 시너지를 통해 항공사업영역을 확대해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앞서 KCGI는 대한항공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지분 늘리기에 나섰지만 '백기사' 델타항공이 개입하면서 사실상 무산된 바 있다. 그러자 이번엔 아시아나항공을 타깃으로 삼았다. 사모펀드는 투자자가 이익을 우선시하는 집단이기에 내년 2020년 주주총회까지 KCGI 입장에선 어떻게해서라도 가시적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다만 KCGI 역시 부족한 자금력과 함께 한진칼에서 이렇다할 것으로 보여준 것이 없어 팀 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예비입찰 하루 전날 매각전 참여를 선언했다. 이 회사는 미래에셋대우증권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여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지주사 전환으로 인해 재무적 여력은 넉넉치 않지만 국내 1위 초대형 IB 미래에셋대우와 힘을 합침으로써 이같은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예비입찰을 앞두고 막판에 등장한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이밖에 충분한 자금력과 성공적인 인수합병(M&A) 경험, 항공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SK, 한화, GS그룹 등 대기업들도 여전히 유력한 인수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이 중 참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GS그룹이다. GS그룹의 경우 유통·정유 부문에 국한된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위해 항공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그룹은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채 막판까지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GS그룹 관계자는 "관심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실무적인 차원에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GS그룹이 로펌 등과 접촉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물밑작업'을 해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반면 자금력 등 인수능력이 충분한 SK와 한화는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인수전 참여 가능성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들은 "고민하지도 않고, 고민할 이유도 없다"며 불참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재로선 극적인 막판 급반전 외에는 변수가 없어 보이는데, 업계에서는 한화보다는 SK가 반전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구주매각과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로 이뤄진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구주 평가액은 약 3792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과 채권단에 상환해야 할 금액 등을 포함하면 인수가액은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다만 매각가를 둘러싼 환경적 요인은 좋은 편이 아니다. 올해 항공업계의 시황악화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은 적자전환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또 강점이었던 중국 노선이 올해 LCC에 대규모 배분된 점,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한 노선 구조조정, 장거리 노선을 주력으로 하는 대한항공 대비 부족한 경쟁력 등으로 하반기 업황 개선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기준 부채는 9조6000억원에 달한다. 부채 비율은 약 660%며 당장 차입금, 사채 및 리스 등 이자 부담이 큰 부채는 6조원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548억원에 불과하다.

재계 관계자는 "SK나 한화 등 자금력이 풍부하고 다각화로 경험이 많은 기업이 아니라면 안정적으로 인수하기가 쉽지 않고 연내 매각이 가능할 지도 의문"이라며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적자와 부채는 인수자가 감당하기 힘든 규모이고, 일본 불매운동 등의 여파가 3~4분기에도 꾸준히 나타난다면 실적은 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수익성 악화로 인한 타격을 감내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인수자 측의 자금 부담을 덜어 매각 흥행을 하려면 분리매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인수자 측의 합의를 통해 분리매각을 할 수 있으나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가치가 훼손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호산업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통매각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통매각을 원칙으로 한다지만 연내 매각을 안정적으로 완료하려면 인수자 측의 입장도 고려해 분리매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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