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권사 성적, 수익은 '한투'·알짜는 '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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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 순익 4000억 돌파 선두 탈환···키움, ROE 20% 육박 '최고'
하반기, 증시 부진에도 브로커리지 축소·사업 다각화로 호수익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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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상반기 증시 부침이 이어졌지만, 주요 증권사들은 대체로 견조한 수익을 시현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4000억원의 넘는 순이익을 내며 선두에 등극했고,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능가한 메리츠종금증권의 돌풍도 여전했다. 키움증권은 20%에 육박하는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를 기록, 명실상부 '알짜' 증권사의 타이틀을 유지했다. 

하반기에도 여전히 증시 부진이 점쳐지지만, 증권사들은 기업금융(IB), 자기자본투자(PI) 등 부문에 주력하는 사업 다각화 전략을 펼치며 '깜짝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올 상반기 벌어들인 순이익은 40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873억원)과 비교해 42.0% 급증한 데 힘입어 수년째 선두를 두고 각축을 벌였던 미래에셋대우를 따돌렸다. 주요 사업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거둔 가운데 IB에서 55.2% 급증한 1403억원의 수익을 낸 것이 호실적에 주효했다. 

미래에셋대우는 IB와 트레이딩, 해외법인의 괄목할 성과에 힘입어 상반기 38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 2분기엔 4개 분기 만에 선두 자리 탈환에도 성공했다. 다만 1분기 다소 부진한 영향으로 한국투자증권에 상반기 '1인자' 자리를 내줬다. 향후 6조8000억원 수준의 국내외 투자자산을 지속적으로 늘려 각 사업과의 시너지 성과로 연간 선두를 노린다.

상반기 메리츠종금증권의 거센 존재감도 두드려졌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 2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순이익 1000억원대 행진을 이어가며 상반기 2872억원을 냈다. NH투자증권(2792억원)과 삼성증권(2134억원), KB증권(1804억원) 등 초대형IB를 재차 능가했다. 기업금융(IB)·홀세일·리테일 등 사업부에서 고른 성과를 거뒀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부진한 시장 영향을 덜 받기도 했다.

중형사 중에선 키움증권이 수익성 면에서 단연 돋보였다. 키움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2118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7.1% 성장했다. 키움증권은 전통적 강점인 브로커리지 외에도 주식자본시장(ECM), 부채자본시장(DCM),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IB에서 두루 선전했다. 다만 증시 불확실성으로 자기자본투자(PI) 부문에서 부진해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 19.89%를 기록, 지난해 선두 한국투자증권을 누르고 업계 최상위권에 올라섰다. ROE는 기업이 투자된 자본을 활용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해당 기업의 경영 효율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

하반기에도 미중 무역분쟁 상존, 기업실적 악화 우려 등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비우호적 환경에도 증권사들의 실적은 선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의존도를 점차 줄이는 한편, IB와 PI 등을 필두로 한 사업 다변화 전략이 주효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 국내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거래대금 증가는 쉽지 않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대형 증권사의 경우 과거보다 커진 자본력을 바탕으로 IB관련 가능성이 크고, 금리 인하로 채권자산운용에서 유리한 환경이 제공되면서 하반기도 견조한 실적 시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과거 브로커리지 위주에서 탈피해 IB를 위시한 다양한 부문으로 사업 구조가 변모하는 추세"라며 "이는 올 상반기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급감에도 다수 증권사가 호실적을 시현한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며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다만 "IB 등 사업은 자본력을 갖춘 대형사에 유리하기에, 중소형사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규모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중소형사 나름의 틈새전략이나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구축,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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