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지상의 우주조종사' KT SAT 용인 위성센터를 가다
[르포] '지상의 우주조종사' KT SAT 용인 위성센터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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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KT SAT 용인 위성센터장이 위성과 연결된 안테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호정 기자)
이기원 KT SAT 용인 위성센터장이 위성과 연결된 안테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가을 바람이 살랑 살랑 부는 지난달 30일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위성에 관해 알아보기 위해 'KT SAT 용인 위성센터'에 방문했다.

위성 통신은 위성이 중계소 역할을 수행하는 장거리 통신 기술이다. 위성 통신은 국가와 국가간, 대륙과 대륙간, 먼 거리에 있는 데이터를 전달하는데 이용된다. 일반적으로 위성 통신은 축구, 야구와 같은 스포츠 친선 경기 혹은 정상회담과 같은 중요한 이슈의 방송 중계에 주로 활용된다고 인식돼 있다.

위성 통신은 지상에서 발생하는 재해재난에 영향을 받지 않아 어디든 서비스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독도부터 남극 세종기지까지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곳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육상과 통신이 가능하다. 위성 통신은 방송 중계 외에도 해상 통신망, 비행 통신망, 기업의 전용 회선, 재난 전용 통신망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5G의 상용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자율 주행 차, 스마트 시티와 같이 연결성이 필수인 기술들이 속속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는데, 5G가 닿을 수 있는 지역의 한계를 위성 통신이 극복 가능해 향후 위성 통신의 역할은 보다 증대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위성 발사 장면 모음. (사진=이호정 기자)
우리나라 위성 발사 장면 모음. (사진=이호정 기자)

KT SAT은 안정적인 위성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KT SAT 용인 위성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KT SAT 용인 위성센터는 최초의 통신 위성 관제센터다. 1995년 8월에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통신 위성 '무궁화 1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원활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1994년 11월에 개국됐다.

KT SAT 용인 위성센터는 1개의 위성 관제센터와 4개의 대형 안테나로 구성돼 있다. 재난 재해와 비상사태 및 센터의 중요성을 고려해 KT SAT 용인 위성센터와 데칼코마니를 이루는 부 위성센터(이중화)가 대전에서 항시 대기 중이다.

KT SAT 용인 위성센터의 주요 미션은 2가지다. 첫 번째는 통신 위성이 발사체에서 분리된 순간부터 우주에서 수명이 종료될 때까지 위성의 자세, 궤도, 상태 등을 24시간 365일 감시하는 △위성체 운용이고, 두 번째는 원활한 △위성 통신망 관리다.

현재 KT SAT 용인 위성센터가 책임지고 있는 위성은 무궁화 위성 5호, 5A호, 6호, 7호, KOREASAT 8호 총 5기다.

차민석 KT SAT 용인 위성센터 대리가 위성체 운용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차민석 KT SAT 용인 위성센터 대리가 위성체 운용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최소한 연료로 최대한 효율을···운영 노하우로 위성 수명 5년까지 연장

위성은 주변 별의 위치와 속도를 감지하는 '스타 트래커(Star Tracker)', '위성체 온도 측정기' 등과 같은 수 많은 센서로 만들어 낸 데이터와 우주 측정 값들을 생성해 지상으로 전송한다.

KT SAT 용인 위성센터는 이 데이터들을 사람이 읽을 수 있는 값으로 변환해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지에 대해 확인하고 긴급복구 절차를 수행한다.

위성체 운용의 큰 목적은 '위성 궤도 유지'다. 위성 통신에서 위성(정지 궤도 위성)은 중계소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지상에서 보았을 때 항상 같은 자리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위성이 적도 위 3만5786km 높이에 위치한 원형 궤도를 따라 지구와 함께 공전하다 보면 태양, 달 등 다양한 외력으로 인해 상하좌우로 위성이 계속해서 조금씩 위치가 변하게 된다.

위성과 지표면의 거리(3만5786km) 때문에 기존 궤도에서 1˚(도)만 위성이 벗어나도 한국으로 가던 전파가 일본이나 필리핀 쪽으로 향한다.

일반적으로 위성이 남북(적도면 기준 상하)으로 이동하는 것은 태양과 달의 인력 때문인데 태양이 달 보다 질량은 훨씬 크지만 거리상 가까워 달의 인력이 더 큰 영향을 준다. 위성이 동서(기존 경도 기준 좌우)로 이동하는 것은 태양에서 불어오는 ‘태양풍’과 지구의 밀도가 균일하지 않아 생기는 중력의 차이로 인해 발생된다.

위성 궤도 유지 작업은 지상에 있는 KT SAT 위성체 운용 전문가가 위성이 가지고 있는 연료(N2H4, 니트로하이드라진)와 '추력기(Thruster)'를 이용해 다시 원위치로 이동시키는 형태로 진행된다. 추력기는 연료를 폭발시켜 분사하면서 반작용 힘을 만들어 내는 기기다.

위성의 수명은 남은 연료량에 따라 결정되는데 최소한의 연료로 최대한의 효율을 내기 위해 적절한 궤도 포인트를 찾아 위성 궤도 유지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위성 사업자의 핵심 역량이라 할 수 있다.

무궁화 위성 7호의 경우 발사 초기 본 궤도 진입을 위해 전체 연료 약 2.2톤(ton) 중 절반 이상인 약 1.4톤을 사용하고, 약 800kg의 연료로 남은 기간 활동하는데 KT SAT의 정확한 궤도분석과 효율적 연료 관리를 적용하면 설계 수명인 15년보다 5~6년 더 연장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위성 궤도 유지만큼 중요한 것이 '위성 자세 유지'다. 위성의 자세의 변화가 발생하게 되면 위성 안테나의 방향도 바뀌어 위성 통신 서비스가 가능한 커버리지가 고객의 영역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KT SAT 용인 위성센터는 위성의 3축(X, Y, Z축)의 변화 값을 소수점 셋째 자리, 0.001˚의 변화까지 감시한다. 위성의 3축이 기존과 비교해 ±1˚이상의 변화가 발생될 시 위성의 자세모드를 초기화하고 비상모드로 운용하고 있다.

위성은 자세 유지를 위해 '반작용 휠(Reaction Wheel)'과 추력기를 이용한다. 반작용 휠은 팽이와 같은 원리로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휠의 속도를 가속 또는 감속해 위성의 안정적인 자세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무궁화 위성 1호의 발사부터 폐기절차를 모두 경험한 오창표 KT SAT 위성 운용센터 부장은 "10년간 무궁화 1호를 자식처럼 철저하게 관리하다 보니 글로벌 위성 관제센터와 견주는 위성체 운용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라며 "궤도 유지 작업 때문에 이번 추석에도 출근할 예정인데 국내 유일의 위성 통신 사업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3중화된 위성 중계기로 끊김 없는 위성 서비스 제공

KT SAT 용인 위성센터 안테나 전문가들이 위성과 연결된 안테나의 이상유무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KT SAT 용인 위성센터 안테나 전문가들이 위성과 연결된 안테나의 이상유무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위성 통신은 지상에 위치한 '지구국(Earth Station)'이 송출한 전파를 '위성 중계기'가 수신해 이를 증폭시켜 다른 지역이나 국가 또는 대륙에 있는 지구국으로 재전송하는 과정을 거친다.

무궁화 6호의 경우 30개의 위성 중계기를 가지고 있다. 총 주파수 대역폭은 1026Mhz인데 이 자원을 분배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축구 경기 중계 시 방송사에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폭은 9MHz(HD급 화질 기준)가 사용되며, 1개 중계기(36MHz)로는 4개의 방송 중계가 가능하며, 전체 중계기를 이용 한다면 114개의 방송을 한번에 전송하는 것이 가능하다.

KT SAT 용인 위성센터에서 수행하는 위성 통신망 관리의 핵심 업무는 위성 중계기 운용, 위성 통신망 품질 관리, 간섭 신호 분석 및 차단이다.

KT SAT 위성 운용센터는 고객사가 이용하는 위성 중계기의 이상 유무를 감시하기 위해 CSM(Communication System Monitoring)을 이용한다. CSM은 현재 서비스 중인 신호가 정상인지 또는 간섭이 발생했는지 품질이 떨어졌는지 대해 파형으로 보여준다.

특정 위성 중계기의 이상이 발생되면 KT SAT 위성 중계기 전문가는 즉시 백업 중계기로 서비스를 이동시켜 끊김 없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KT SAT은 기본적으로 위성 중계기를 3중화해 대비하고 있다.

무궁화 위성 5A호, 7호와 KOREASAT 8호는 해외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KT SAT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독일에 위치한 각국의 위성 관제센터에 KT SAT이 자체 구축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서비스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KT SAT은 2018년 '샛가드(SATGUARD)'라는 위성 통신 간섭 탐지 시스템을 도입해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간섭원 분석 기간을 수분 내로 단축시켰다. 올해 하반기에는 완성되는 '지오로케이션(GEOLOCATION)' 시스템은 간섭원의 위치를 반경 수km이내로 탐지하는 것이 가능해 앞으로는 보다 효율적인 간섭원 탐지·제거가 가능할 전망이다.

위성이 떠 있는 우주는 열악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이다. 위성이 태양을 바라보는 면과 그 반대면은 서로 ±100˚C 이상의 온도편차를 가진다. 또한 언제 태양으로부터 고 입자 우주 에너지가 다가올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KT SAT 용인 위성센터는 이와 같은 급작스러운 우주 환경 변화 또는 미확인 물체의 위성 충돌 등의 긴급 상황에 대비하여 사전 긴급 회피기동 궤도변경 등의 대응프로세스를 수립하고 정기적인 훈련을 수행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기원 KT SAT 용인 위성센터 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아시아 넘버원 허브국으로 도약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위성 사업의 전초기지로서 글로벌 고객이 인정하는 위성센터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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