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동북아 안보지형과 무역전쟁
[홍승희 칼럼] 동북아 안보지형과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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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기류가 수상해지고 있다. 동아시아발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상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거기 더해 유럽에서는 브랙시트를 선언한 영국의 새 수상이 브랙시트와 더불어 유로존과 영국 사이의 자유로운 이동을 금지시키겠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이미 영국에 거주 중인 350만 명 정도의 유로존 국가 출신 시민들을 뒤숭숭하게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을 새로운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자국 이기주의가 계속 확산될 경우 새로운 경제공황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도 있다. 물론 당장 그런 최악의 상황까지 그려보는 것은 과도한 걱정이지만 현재 미중 무역분쟁이 약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예상도 거론되는 것을 보면 노파심으로만 볼 수도 없다.

현재 세계 경제에 이런 불길한 기류를 일으키는 가장 큰 변수는 물론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다. 초기에는 단순히 중국의 기술굴기에 제동을 걸려는 미국의 압박으로만 해석됐지만 이후 드러나는 정황들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이 그런 단순한 이유만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인의 1/3 가량이 농민인 중국 정부를 향해 미국 농산물 수입을 강요하다가 여의치 않으니 일본에 대량의 옥수수를 떠넘긴 트럼프의 요구는 미국의 대 중국 압박이 보다 광범위하게 가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본의 한국을 향한 경제 공습으로 벌어진 한일 경제전쟁은 한일 양국 모두의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한국에 대한 공격에 당초 예상과 달리 한국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하자 미국과의 보다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미국을 향해 일본이 중국의 경제적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계속 보내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산 옥수수를 대량 수입키로 한 것과 중국이 보유하다 최근 매각하기 시작한 미국 국채를 중앙은행을 동원해 대거 매입하기 시작한 것 등이다. 미국과의 분쟁과 그동안 적극적으로 벌여온 일대일로 정책으로 한때 4조 달러에 달하던 외환보유고가 3조1천억 달러까지 감소한 중국이 보유 미 국채의 보유량을 줄여나가는 반면 일본은 2개월 전부터 미 국채를 집중 매입함으로써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로 올라섰다.

현재 국가부채 규모가 GDP의 250%에 달하는 일본 경제는 10월 소비세 인상계획까지 발표된 상황에서 해외로부터 10월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아베노믹스로 움직임이 멎었던 일본 경제가 작은 움직임을 보였지만 중앙은행 발권력을 더 이상 행사하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든 일본이 자체 성장 동력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세 인상까지 할 경우 내수침체까지 초래할 수 있어서 위태롭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압박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성을 높여주고 내년 상반기의 중국채 상환도래액수도 커서 빠르게 줄어드는 외환보유고와 더불어 중국 경제정책에 운신의 폭을 매우 좁히고 있다. 일본 경제 역시 위기를 겪게 될 경우 발생할 위험은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역시 그런 경제 풍랑에서 여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기술 찬탈까지 노린 일본의 공격에 뒤로 물러날 여지도 없다. 달러는 물론 위안화와도 연동된 한국의 환율 정책에도 많는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

트럼프로부터 비롯되어 이제는 세계 각국이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시하는 흐름이 점차 거세지며 그 중에서도 격랑이 일고 있는 동아시아의 한 복판에서 한국 정부로서도 어떻게든 국익을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소미아 파기도 그런 고심의 일단이다.

지소미아 파기로 인해 한미 공조에 틈이 생길까봐 걱정하는 이들도 많지만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오히려 북미 간 물밑 거래가 이루어지며 미국의 대 중국 포위 전략에서 일본이 한발 뒤로 밀릴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소식통을 통해 듣기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이 미국과 사전 교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도 한다. 북한이 러시아제 탄두를 쏘아 올리고 미국이 해상에서 그 탄두를 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소 황당하게 들리지만 북미회담의 성과가 나오게 되면 미국의 대 중국 포위망이 현재보다 바짝 좁혀져 대만->남한->북한->몽골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국제관계란 늘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발전하며 물 위보다는 물 밑에서 더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상 못할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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