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체감경기 석 달 째 뒷걸음질···중소기업 낙폭 커
제조업 체감경기 석 달 째 뒷걸음질···중소기업 낙폭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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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I 순환변동치 금융위기 직후 수준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지수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석 달 연속 뒷걸음질 쳤다. 여기에 소비자와 기업을 아우르는 심리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는 금융위기 직후로까지 주저앉았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업황BSI는 68로 전월대비 5p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지수는 지난 5월 76까지 상승했지만 6월부터 하락 전환하며 3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이 지난 13~21일 전국 3696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는 제조업(1983곳)과 비제조업(1278곳) 등 총 3261개 업체가 응답했다.

BSI란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치인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조업 업황 BSI의 장기평균은 79로 집계됐다. 이달 업황BSI와 내달 전망BSI 모두 장기평균에 훨씬 못 미치면서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됐음을 방증했다. 

제조업 업황BSI(68)는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부문이 11p 하락했다. 수요 둔화에 따른 부품업체 경쟁 심화에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요 둔화로 전기장비는 8p 떨어졌다. 반면 신차 판매 증가로 자동차는 8p 상승했다. 

다음달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전월대비 1p 상승한 72로 나타났다. 제조업체들은 전자·영상·통신장비(-4p)  부문은 하락하지만 자동차(+8p), 1차금속(+9p) 등이 더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체 지수를 상승 견인할 것으로 봤다. 

이달에는 특히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됐다. 대기업의 업황BSI(78)가 전월대비 1p 하락한 가운데 중소기업의 업황BSI는 전월대비 7p 내린 59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8월(59)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낙폭은 올해 1월(-8p) 이후로 가장 컸다. 

전체 제조업 업황BSI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 전자·영상·통신장비 부문에 종사하는 부품업체 중소기업의 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성호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중소기업 업황BSI 하락폭인 마이너스(-) 7p 가운데 전자·영상·통신장비 부문 기여도가 -5p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기업형태 별로는 수출기업(80) 및 내수기업(62) 역시 4p씩 모두 하락했다. 내수기업의 업황 BSI는 2009년 3월(56)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조업 기업들이 꼽은 경영애로사항은 내수부진(21.5%)의 비중이 가장 높고, 불확실한 경제상황(19.2%)과 자금부족(8.8%)이 그 뒤를 이었다. 전월에 비해 불확실한 경제상황(+1.4%p)의 비중이 상승한 반면, 내수부진(-2.2%p) 및 인력난·인건비상승(-0.9%p)의 비중은 하락했다. 

비제조업 업황BSI(70)는 전월대비 2p 하락했으며 다음달 업황전망BSI(72)는 전월대비 1p 오를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비제조업 업황BSI는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국내외 수요 감소 우려로 도소매업이 3p 내리고,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정책에 따른 심리 위축으로 부동산업이 10p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휴가철 등 계절요인에 따른 매출 증가로 숙박업(+14p) 크게 상승했으나 전체 비제조업 업황BSI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민간(기업+소비자) 부문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ESI는 전월대비 0.8p 하락한 88.4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해 산출한 ESI 순환변동치는 89.7로 전월과 비교해 0.6p 내렸다. ESI 순환변동치의 경우 2009년 5월(87.2)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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