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권사 전략 키워드?···"리스크 방어·보수적 경영"
하반기 증권사 전략 키워드?···"리스크 방어·보수적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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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 로테이션' 본격화···실적 보다는 안전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증시 불안에 대다수 증권사들이 하반기 보수적인 경영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한 투자보다는 자산을 지키는 쪽으로 하반기 경영전략을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8월까지 완료한 하반기 경영전략 관련 회의를 통해 상반기 수준의 경영실적 달성 또는 작년 수준의 경영실적 목표를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불안한 증시에 실적 증가 보다는 리스크 방어 및 경영안정에 집중키로 한 것이다.

특히 수수료 수익 등 증시상황에 따른 변수가 큰 사업 분야보다는 회사채 및 주식 발행 주관 등 기업들의 자금 조달 상황에 맞춘 상황별 대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증권사들의 기대가 높았지만, 증시 부진에 상장 계획이 줄줄이 철회되면서 이마저도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시스코스메틱(화장품 OEM제조), 팡스카이(모바일게임), 캐리소프트(콘텐츠), 보난자제약(중국계 제약), 페이게이트(핀테크) 등 상장을 계획했던 기업들은 증시가 침체되자 업종에 관계 없이 연이어 상장 철회 의사를 밝혔 왔다. 올들어 코스닥 상장 철회를 밝힌 기업수는 12개로 전년동기 대비 두배에 달한다. 

미래에셋,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신한금투 등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 되는 초대형증권사들의 경우 전세계 주요국들의 기준금리 인하 추세와 함께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는 이른바 '리버스 로테이션(Reverse Rotation)'이 본격화되면서 주식 또는 적극적인 자기자본 투자(PI)를 쫒기보다 사실상 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 위주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세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초대형증권사인 A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이머징 국가의 주식시장이 안 좋으면 선진국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했는데 현재는 이머징과 선진국 가릴 것 없이 주식시장 자금이 금 및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내수 관련주 또는 가치주를 제외하면 투자에 적극 나서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내용과 관련 이 관계자는 "올해 장이 좋지 않아서 자산을 지키는 방향으로 포커스를 맞췄다"며 "리스크관리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고 투자자들에게도 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 위주로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IB업무 중 그간 기대를 받아온 분야인 IPO 주관과 관련해서는 이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기업공개(IPO)를 주로 했는데 올해 들어 많이 줄은 상황"이라며 "자산관리(WM)비지니스 강화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형 및 소형 증권사의 하반기 경영전략도 상당히 보수적인 포지션으로 이동했다. 대신증권, 교보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 중형 및 소형 증권사의 경우 자금 규모에서 초대형 증권사에 밀리는만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및 커버드본드 주관 등 틈새시장을 찾는데 그간 집중해 왔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이와 같은 적극적인 시도 역시 더욱 주춤해 질 것으로 보인다. 

중형증권사인 B사 관계자는 "상반기와 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증시 불안에 투자심리가 얼어 붙은 상황이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IB사업의 경우 당장의 경제 상황보다는 1여년 뒤의 수익을 위해 미리 투자를 한다는 점에서 해외 대체 투자를 중심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 관계자는 "사실 투자금융(IB)은 증시 영향을 덜 받는다"며 "국내 보다는 현재 해외 쪽 대체투자를 많이 하는 상황이다"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실적에 관련해 그는 "거시적으로 보면 금리가 낮을 때 경쟁력 있는 회사채 주식 발행 주관으로 흥행 할 순 있지만 다만 기본적인 것은 대외 환경이 안정적이여야 한다"며 "전반적인 실적을 본다면 상반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전반적으로 증권사들은 증시 및 경기 불안정에 대한 리스크 방어에 집중하면서도 당장의 실적보다는 내년 이후를 대비하며 수익 다각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중형증권사인 C사의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어둡지만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전사적인 수익 다각화를 노력하고 있다"며 "단순히 국내 부동산 관련 매매에 편중하지 않고, 수수료수익·인수금융관련 금융자문·해외대체투자 등 다양한 분야의 IB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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