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신라, 창이공항 면세점 사업권 쟁탈전
롯데 vs 신라, 창이공항 면세점 사업권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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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터미널 주류·담배 매장 입찰 제안서 제출···따내면 해외 매출 늘고 입지 강화
신라면세점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사진=호텔신라)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호텔신라)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놓고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맞대결을 벌인다.

27일 면세점 전문지 무디 데이비드 리포트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창이공항 1∼4 터미널 주류·담배 사업자 선정 입찰에 호텔롯데(롯데면세점)와 호텔신라(신라면세점), 독일계 거브 하이네만 등 3개 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입찰 설명회에 참여했던 기존 사업자인 미국 DFS그룹과 중국 차이나듀티프리그룹(CDFG)은 물론 세계 1위 업체인 스위스 듀프리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입찰은 DFS가 운영 중인 싱가포르 창이공항 1~4터미널 담배·주류 면세점 사업장을 대상으로 매장은 8500㎡(2570평) 규모로 연간 매출은 5000억원에 달한다. 선정된 사업자는 2020년6월9일부터 6년 동안 운영권을 갖는다. 최종 낙찰자는 연말에 발표된다.

'아시아 3대 공항'이라 불리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은 지난해 기준 여객 수가 6489만명으로 세계 국제공항 중 7위다. 현재 창이공항의 면세 사업권은 주류·담배가 미국 DFS, 화장품·향수는 신라면세점이 갖고 있다.

이에 국내 면세점 1, 2위인 롯데면세점와 신라면세점이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창이공항 화장품·향수 사업자인 신라면세점의 경우 이번 입찰로 전체 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롯데면세점 역시 동남아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포석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번에 창이공항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내년 해외 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이번 입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해외에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만큼 다양한 해외점 운영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인천공항에서도 주류·담배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 창이공항이 최근 옴니채널 강화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온라인 매출이 높은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올 초 업계 최초로 진출한 오세아니아 시장 외에도, 베트남 다낭, 나트랑, 하노이 등 주요 해외점 운영 역량이 강점" 이라며 "현재 인천공항에서 주류·담배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현재 창이공항에서 이미 화장품·향수 매장을 운영 중인만큼 이번 입찰을 기회로 주류·담배 품목에 대한 사업권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인천-홍콩 첵랍콕-싱가포르 창이 등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유일한 사업자로 사업 운영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해외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전체 매출(4조7185억원)의 4분의 1에 달했다.

독일 거버 하이네만은 각각 글로벌 2, 3위인 롯데면세점(작년 매출 60억 9300만유로)과 신라면세점(54억 7700만유로)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글로벌 순위는 6위로 매출은 36억 유로 수준이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창이공항에서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양사는 앞서 2013년 창이공항 화장품·향수 사업권 입찰전에서 격돌했다. 당시 신라면세점이 사업권을 획득했다. 이후 롯데와 신라는 2014년 마카오공항, 2017년 홍콩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놓고 경쟁했고 모두 신라면세점이 사업권을 따냈다. 2014년 시드니공항, 지난해 대만 타오위안공항 면세점 운영권 입찰전에서는 롯데·신라 모두 탈락했다.

당초 참여가 예상됐던 DFS(7위)나 듀프리(1위), CDFG(차이나듀티프리그룹, 4위), 리가르데르(5위)가 포기한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미국계 DFS는 40년간 창이공항 주류담배 사업을 운영해와 참여 가능성이 높았지만 최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사업여건이 좋지않다는 이유로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 시장이 포화상태인 가운데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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