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후폭풍①] '로또분양'으로 쏠리는 관심···'청약경쟁' 치열해진다
[상한제 후폭풍①] '로또분양'으로 쏠리는 관심···'청약경쟁' 치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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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가입자 국민 2명 중 1명···청약가점 커트라인 60점 전망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청약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청약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정부가 공공택지에 이어 오는 10월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강남 등 인기 지역 재건축 아파트의 높은 분양가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전체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분양가상한제 도입으로 일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 과열을 초기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로또아파트' 청약열풍, 공급부족 등 예상되는 부작용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서울파이낸스>는 분양가상한제 도입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분양가 상한제 민간 확대가 예고된 가운데 '로또분양'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대기 수요는 물론 너도나도 청약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과열되는 양상이 되레 청약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간택지에도 확대·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청약시장으로의 수요 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청약통장(주택총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예금·부금) 가입자 수는 2506만1226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24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약 11개월 만에 250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국민이 총 5180만여명인 것을 고려한다면 국민 2명 중 1명 꼴로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지난달 신규 가입자 수는 9만932명이 증가하면서 지난달 증가폭의 2배를 기록했으며, 서울에서도 6월 6490명 증가에서 7월 1만9679명 증가로 1달새 상승폭이 3배 가량 커졌다.

아파트 거래량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전달인 6월 6490건과 비교해 40% 이상 줄어든 3897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또한 1540건에서 671건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주택 수요가 감소한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집값 안정화를 목적으로 토지비, 건축비 등을 고려해 분양가격을 산정하고 그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을 꿈꿀 수 있어 수요자들이 청약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국토부는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분양가격이 인근 시세보다 20~30%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1월 일반분양을 계획 중이던 강남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경우 3.3㎡당 평균 3500만~4000만원 선에서 분양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을 거친 가격은 2752만원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까지 적용된다면 분양가격은 더욱 떨어질 수도 있다. 인근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의 경우 3.3㎡당 4800만원 선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HUG에서 고가 아파트 분양에 대한 보증서 발급 내규를 바꾸는 등 분양가 통제를 이어왔기 때문에 시세는 크게 오른 반면, 분양가는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분양주택의 가격경쟁력이 점차 커지면서 더 많은 수요자들이 청약시장으로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높아지는 청약경쟁에 청약가점이 높지 않은 30~40대에게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투기과열지구 '커트라인'인 평균 청약당첨가점은 50점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4월 송파구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된 '송파위례리슈빌퍼스트클래스'는 평균 72점으로 나타났는데, 4가구를 모집한 전용면적 105㎡T의 경우 당첨 커트라인으로 만점(84)점에서 2점 모자란 82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향후 상한제 도입에 따른 수요자들이 몰릴 경우 평균 청약당첨가점은 60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점수는 배우자와 자녀 2명을 둔 만 30세 이상의 실수요자가 20세에 청약통장을 만들어 30세 이후로 10년 이상 월세·전세를 살아도 53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실당첨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입지가 좋은 인기지역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가격이 떨어지는 만큼 진입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에 더 많은 수요자들이 몰릴 수 있다"면서 "자녀를 두고 무주택 기간이 긴 강남 고가 전세에 사는 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평균 가점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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