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후폭풍④] 콧대 높은 전셋값···'전월세 상한제' 도입 요구↑
[상한제 후폭풍④] 콧대 높은 전셋값···'전월세 상한제' 도입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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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로 전셋값 '급등' 가능성···전월세 상한제 두고 찬반 '팽팽'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서울파이낸스DB)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자극하고 있다. 꿈틀대는 신축 아파트값과 함께 전셋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인데, 로또 청약을 노리고 전세에 머물려는 사람들이 임대인의 콧대를 더욱 높이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전셋값 급등이라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선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제도 시행 전 전셋값을 미리 올리는 부작용 우려와 함께 정부가 전월세 시장에 마저 개입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3% 상승해 8주 연속으로 오름세가 지속됐다. 민간 통계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됐다. KB국민은행 주간 가격동향에서 8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0.03%)은 전주(0.02%)에 이어 최근 6주간 약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추가 규제의 영향이 시장에 미쳤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지만, 그간 정부의 규제 예고에 대한 심리가 전셋값에 미리 반영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분양가 상한제의 방침이 윤곽을 드러낸 후엔 그 여파가 호가에 빠르게 반영되는 중이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두고 대규모 전세물량이 풀린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의 전용면적 84㎡ 호가는 7억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한 달 전 4억원 후반대에서 5억원 중반대였으나, 2억원 가까이 몸값이 높아진 셈이다.

지난 5월 9억8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던 서초구 반포동 '반포써밋' 전용 84㎡는 현재 14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세달 새 4억원 넘게 뛰었다. 서초구 반포동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상한제를 시행한다는 정부 방침이 나온 뒤 새 아파트 위주로 전세가격이 빠르게 뛰고 있다"며 "로또 분양을 기다리는 수요자들의 기대 심리가 반영되면서 전세계약을 연장하고 싶다는 이들도 늘었다"고 말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에는 전셋값이 더욱 요동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값 아파트' 청약을 노리는 사람들이 당분간 매매보단 전세에 눌러앉을 공산이 커서다. 실제 지난 2007년 민간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직후 1.88%였던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2009년 4.55%로 급등한 바 있다.

이런 전셋값 급등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업계에서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전월세 상한제'다. 전월세 상한제는 임대료 인상을 연 5% 이내로 제한하고 계약 갱신을 2회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지난 2016년 국회에 발의된 후 3년가량 계류 중이다. 주택임대사업자에게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5% 룰'을 일반 임대인들에게도 적용하려면 전월세 상한제 도입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와 함께 이 제도가 시행돼야 주택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진단한다. 전월세 상한제가 민간 분양가 상한제의 역풍을 막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당초 시장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 아파트에까지 확대하는 방안과 더불어 전월세 상한제도 추가대책에 포함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정부가 주력해야 하는 건 완전 무주택 서민들에 대한 대책"이라며 "임대사업자에게 전월세 상한제가 적용되고 있으나 결국 임대사업자 등록은 임대인들의 임의로 하는 것인데, 서민의 주거권을 시장에 맡기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서민들을 위해 전월세 상한제 전면 시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전월세 상한제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아 도입되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제도 시행 전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미리 올리는 꼼수를 쓸 수 있는 데다 전월세 시장에까지 정부의 손길이 미친다면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는 비판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사업자에 대해 규제를 과도하게 강화할 경우 민간 임대시장이 축소될 수 있다"면서 "공급이 적어지면 규제에 대한 역효과가 세입자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향후 입주물량이 충분하고, 임대사업자 등록도 활성화되는 추세여서 전셋값이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주거복지로드맵에서 밝혔듯이 전월세 상한제에 대한 도입 여부는 2020년 이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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