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만원 연수, 보고서는 '9백원짜리 인터넷 베끼기'?
6천만원 연수, 보고서는 '9백원짜리 인터넷 베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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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공무원들의 외유성 해외 연수가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연수를 다녀온 뒤에 제출한 '황당 보고서'가 도마에 올랐다.

26일 국회 행자위 김기현 의원(한나라당)은 "행자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16명이 지난해 7월 유럽 5개국을 다녀온 뒤 ‘선거제도 해외연수 보고서’를 공동으로 제출한 연수 보고서의 앞 부분이 지난해 5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있는 대학생 리포트와 토씨 하나까지 똑같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출처는 단 돈 9백원이면 리포트를 살 수 있는 사이트. 보고서 뒷부분은 다른 무료 인터넷 사이트에 있는 자료와 똑같다. 맞춤법이 틀린 부분까지 그대로다. 문제는 공무원 16명이 이런 연수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다녀온 연수 비용은 모두 6천만원이 넘는다.

또, 다른 비슷한 케이스도 있다. 경찰 공무원 2명이 6백50만원을 들여서 다녀온 연수 보고서. 외국의 경찰 예산 자료를 수집하는게 연수의 목적이지만 보고서 내용은 인터넷에 나도는 1천2백원짜리 대학생 리포트와 내용이 똑같다. 

한편, 이들 공무원들의 연수 일정은 대부분 유명 관광지 탐방으로 채워져 있었다.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은 "이런 정도의 베끼기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국비를 수천만원씩 낭비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제에 제도를 보완해서 충실한 연수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자부와 경찰 모두 잘못된 세금 집행을 감시해야 할 기관들이라는 점에서 눈살을 치푸리게 하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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