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네이버-카카오, 포털전 잇는 新경쟁 '치열'
희비 엇갈린 네이버-카카오, 포털전 잇는 新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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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 선점한 카카오에 전자상거래 기반한 네이버 도전장
포털 유인책이던 웹툰 활용 차세대 수익 사업 모델로 맞대결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포털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는 일본 라인페이의 마케팅 비용 확대 영향 등으로 '어닝쇼크'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반면 낮은 영업이익률으로 고전하던 카카오는 신규 사업에서의 매출 증가세가 가속화되면서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이 가운데 두 기업이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이를 중심으로 올 하반기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핀테크 등 금융시장과 웹툰 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사업을 두고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8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6% 늘어난 405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보드)' 등의 광고 사업을 확대하고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 등 신사업을 키우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웹툰, 음원 등 콘텐츠 부문도 착실히 커나가고 있다.

지난달 25일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의 경우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한 1조63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8.8% 줄어든 1283억원이었다. 2분기 1600억원대 영업익을 올릴 것이라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었다.

네이버페이가 출시 6개월 만에 월 거래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페이 (사진=네이버)

◇ 네이버 도전에 금융·핀테크 경쟁 본격화

네이버는 향후 라인의 비용을 축소하고 금융사업에서의 성과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낼 방침이다. 네이버는 2분기 실적에 발목을 잡은 자회사 라인에 대한 투자비용을 축소하고 신규 성장 동력 육성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사내독립기업인 네이버페이를 11월에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가칭)로 분사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히 이 회사에 현재 전략적인 협력 관계인 미래에셋대우으로부터 5000억원 이상 투자도 받을 예정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페이 분사를 기점으로 금융 사업을 본격 확장하겠다"며 "분사를 하게됨으로써 금융 관련 라이선스 취득이 쉬워질 수 있고, 규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에 손을 뻗으면서 하반기 두 기업 간 경쟁이 포털에서 금융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전자상거래에, 카카오는 메신저에 강점을 지닌 만큼 이를 바탕으로 간편결제 등 금융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을 기반으로 결제 편의성과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하며 네이버페이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 대표는 "네이버페이에 축적된 트래픽·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안전하고 쉽게 가입하며 통합 조회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하는 효율적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 네이버파이낸셜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미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으로 금융업에 먼저 진출한 카카오는 메신저 네트워크, 은행업 등과 카카오 생활서비스의 연결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가 국내 ICT 기업 최초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주주가 된다"며 "앞으로 카카오뱅크가 금융, 은행이라는 새 영역에서 세상을 혁신하고 더 큰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동체 차원의 기술과 투자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왼쪽부터)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포스터,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이미지=넷플릭스, 네이버 웹툰)
(왼쪽부터)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포스터,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이미지=넷플릭스, 네이버 웹툰)

◇ 새로운 먹거리 부상한 웹툰 등 콘텐츠 경쟁

두 회사는 금융 외에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의 수익화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기존 포털 유입을 위한 유인책으로 활용되던 웹툰이 이제는 차세대 먹거리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10월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가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을 선보이며 유료 콘텐츠 수익화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고, 이후 네이버 역시 유사한 '너에게만 무료'라는 서비스를 시리즈(SERIES) 앱에 적용했다.

이와 함께 웹툰과 웹소설에 기반한 2차 콘텐츠 생산에도 나섰다. 두 기업은 방대한 규모의 IP(지적재산권)을 바탕으로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을 제작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확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 수익 창출에 힘쓰는 모습이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 2017년 드라마 제작사인 메가몬스터를 인수, 음악·영상 콘텐츠 유통을 담당하는 카카오M과 협력해 드라마 제작 사업을 본격화 했다. 이달 말 넷플릭스와 협업한 '좋아하면 울리는'을 시작으로 '해치지 않아' '이태원 클라쓰' 등 다양한 IP 작품의 영상화가 예정돼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됐던 주호민 작가의 '신과함께'를 영화로 제작해 성공시킨 바 있으며, 향후 영상화가 어려운 판타지, SF 장르에 대한 영상화 작업도 시도할 계획에 있다. 또 현재 '신의 탑'과 '노블레스'를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개발 검토 중이다. 하반기에는 네이버웹툰 '타인은 지옥이다'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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