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않는 불씨' 서브프라임, 그 끝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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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 부실 여파, 美증시 '또 흔들'
금융시장 불안감속 금리 추가인하說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된 미국의 금융 위기가 좀처럼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충격요법(금리인하)로 증시 등 단기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어느정도 진정됐지만, 곳곳에서 경고음이 그치질 않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부실 여파가 언제 다시 타오를지 모를 불씨로 여전히 남아 있고, 주택 경기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24일(현지시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보유 자산의 가치가 84억 달러(약 7조7000억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자산가치가 45억 달러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게 메릴린치의 전망이었다. 단 2 주동안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이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나빠져 부실 규모가 불어났기 때문이다. 메릴린치는 자산 가치 급락으로 3분기에 23억1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993년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파장은 비단 메릴린치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투자은행들이 입은 타격도 정도차이만 있을뿐이다.
씨티그룹의 자산가치는 3분기에 65억 달러 감소했으며, UBS와 골드먼 삭스도 각각 34억 달러, 14억8000만 달러 줄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3분기 실적 부진으로 3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 공황을 막기 위해 최근 씨티그룹과 BOA,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3대 은행이 재무부의 지원 아래 750억~1000억 달러 규모의 '수퍼 펀드'까지 추진하고 있다. 엇갈리는 이해관계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설상가상이랄까. 미국 주택시장도 점차 침체의 늪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전미부동산중개업협회(NAR)는 9월 기존 주택 판매가 전달보다 8% 감소해 99년 판매 동향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고 이날 발표했다. 일반 주택 재고는 10.2개월 분량으로 근 20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고, 평균 주택 가격은 전달에 비해 4% 하락했다. 더구나, 최근 영국과 스페인의 주택 가격도 하락해 미국의 주택 경기 침체가 세계로 확산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메릴린치의 부실 충격으로 이날 미국 다우지수는 200P 이상 떨어졌다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소폭 하락으로 마감했다. FRB는 31일 공개시장조작회의(FOMC)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현재 4.75%인 기준 금리를 최대 0.5%P까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만병통치는 아니다. 금리인하는 달러 자산에 대한 매력을 감소시켜 그렇지 않아도 약세인 달러 가치를 더욱 하락시키는 부담이 있다. 이런 상황에선 약발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서브프라임모기지발 금융불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그렇다고, 강 건너 불도 아니다.

박선현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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