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노선 증편 없어"···한시름 놓은 국내 항공사
"한-UAE 노선 증편 없어"···한시름 놓은 국내 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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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UAE 측 요구 합의 못해···양국 상호방안 찾기 위해 노력할 것"
업계 "추가 공급 이뤄지지 않아 다행"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UAE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한-UAE 항공협정 회담에서 UAE 측이 요구한 항공편 확대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8일 밝혔다. 에미레이트항공(상)과 에티하드항공 비행기. (사진=각 사)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UAE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한-UAE 항공협정 회담에서 UAE 측이 요구한 항공편 확대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8일 밝혔다. 에미레이트항공(상)과 에티하드항공 비행기.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한국-아랍에미리트(UAE) 항공협정 회담 결과에 한시름 놓은 모양새다. UAE 측이 요구한 공급증대 방안이 결렬되면서 당분간은 중동 항공사의 거센 공수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UAE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한-UAE 항공협정 회담에서 UAE 측이 요구한 항공편 확대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8일 밝혔다.

국토부는 "양 항공당국은 이번 회담에서 항공산업 현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 UAE 측이 요구하는 공급력 증대로 인한 영향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으나 양국 간 이견이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에서 UAE 측은 인천-두바이·아부다비 노선 증편을 최소 2배 이상 요구했다. 현재 에미레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은 인천-두바이, 인천-아부다비 노선을 각각 주 7회씩 운항하고 있는데 이를 최소 주 14회로 늘려달라는 것이다. 현재 한국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이 인천-두바이 노선을 주 7회 일정으로 운항 중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에미레이트항공 이용객 가운데 72%, 에티하드항공 이용객의 63%가 UAE를 거쳐 유럽이나 아프리카로 가고 있다. 또 중동 항공사들은 480석이 넘는 최신 A380 여객기를 투입하는 반면, 대한항공은 두바이 노선에 218석 규모의 A330을 운영하고 있다.

중동 항공사에 비해 한국 항공사는 운항편 수도 절반가량 적고, 공급좌석 수 또한 5분의 1 수준에 머문다. 특히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막대한 정부의 보조가 뒷받침되는 중동 항공사들은 타 항공사보다 항공권 가격을 20~30% 정도 저렴하게 내놓는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유럽행 항공 수요를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는 걱정도 컸다.

이로써 국내 항공업계는 이번 회담에서 UAE 측 요구대로 한-UAE 노선 증편이 이뤄질 경우, 한국의 유럽행 여객 수요가 급격히 잠식당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앞서 국토부는 회담 전 "항공업계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다"며 "다만, 항공 회담은 양국이 균형된 이익을 취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 만큼, 상호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회담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한-UAE 간 항공노선의 공급 불균형이 심화된 상태를 감안했을 때 이번 회담에서 추가 공급 증대가 이뤄지지 않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UAE와 항공회담을 열어 양국의 항공산업이 상호 호혜적으로 발전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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