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지적받은 한전-발전사 '정산조정계수'···올해는 체제 개편되나
감사원 지적받은 한전-발전사 '정산조정계수'···올해는 체제 개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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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계수 산정 시 시장 상황 제대로 반영 못해 왜곡 우려"
산업부 "외부기관 용역 의뢰···연말까지 최종 개편안 도출 예정"
한국전력은 지난 14일(현지 시간)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전력청(CDEEE)과 3780만 달러 규모의 '도미니카공화국 3차 배전 설계조달시공(EPC)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한전 직원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배전설비를 신설 및 교체하고 있다. (사진=한국전력)
사진=한국전력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최근 한전이 비용 절감 방안으로 필수사용량 보장공제와 자회사 손실보전조항(정산조정계수) 개선을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전력시장 개편 문제가 다시 부각됐다. 소비자 전기요금이 통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과 발전자회사 간 재무 불균형을 해소할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 정산조정계수다. 올해 초 감사원이 정산계수 산정기준과 운영 문제를 지적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진행한 내부 논의를 일정 부분 마무리짓고, 외부 의견을 보충해 올해 안으로 최종 개편안을 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전력시장의 기본 구조는 '변동비 반영시장(Cost-Based Pool)'으로, 표면상 경쟁제체를 유지하고 있지만 통제시장이다. 입찰을 받아 운영되므로 경쟁 요소가 존재하지만 발전사업자들은 전기사업법 제 31조에 따라 의무적으로 도매전력시장에 참여해야 한다. 6개 발전공기업과 민간발전사 등에서 생산된 전기는 전력거래소에 모이고, 한국전력은 이들이 만든 전기를 거래소에서 구매한 후 송·배전망을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게 된다. 

전력시장에서 거래 가격은 전력량가격과 용량요금, 부가정산금으로 구성되며 전력량가격은 다시 계통한계가격(SMP)과 변동비, 정산조정계수에 따라 결정된다. SMP는 전력시장에서 거래되는 전력값이다. 전날 전력거래소는 다음 날 시간별 수요를 예측한 후 발전사들로부터 거래 가능 용량을 입찰 받는다. SMP는 시간대별 입찰량을 바탕으로 가장 전력 생산 비용이 높은 발전기의 변동값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일반적으로 원자력-유연탄-국내탄-복합 발전 등의 순으로 입찰이 진행된다. 

발전사들은 SMP를 기준으로 산정된 전력 정산금을 지급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전이 SMP 그대로 발전사에 정산금을 지급할 경우 연료비가 저렴한 원자력, 석탄 등 기저 발전 사업자는 과다한 이윤을 보게 된다. 기저 발전의 경우 지나치게 높은 발전수익이 나지 않도록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해 정산금을 조정한다는 것이 2008년 제도 도입 당시 취지다. 정산조정계수가 커지면 정산금액이 늘어나고 반대의 경우는 감소한다. 

정산조정계수는 운영규칙에 따라 발전기 종류별로 산정·적용되고, 전력거래소 비용평가위원회 의결을 거쳐 결정된다. 연 1회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연료가격의 급격한 변동, 시장제도 변경 등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분기 단위로 재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기준 산정의 불투명함과 한전과 자회사간 이익 배분에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 등의 이유로 지난 몇 년 간 민간발전사를 중심으로 문제가 지속 제기됐다. 

2015년 국회예산정책처는 '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평가 보고서'를 통해 당시 정부가 정산조정계수를 의도적으로 높여옴에 따라 정산단가 상승분이 발전원가 상승분보다 커져 발전공기업들이 더 많은 이익을 얻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구매값이 하락하면 발전자회사의 이익이 감소해야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산조정계수 개선이 다시 부각된 이유는 올해 초 한전이 영업적자를 예상하면서 마련한 비용 절감 비상계획이 알려지면서다. 비용 절감 핵심에는 전기요금제 개편을 비롯해 정산조정계수로 자회사 손실보전조항을 폐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감사원이 약 6개월간 실시한 전력거래소 감사 결과를 올해 초 공개하면서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산업부의 제도 개선 작업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감사 결과에는 총 12건의 지적 사항이 포함됐다. 이중 정산조정계수 관련 내용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시장여건이  달라졌지만 과거 정산조정계수 산정 시부터 현재까지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위험계수를 구체적인 기준없이 동일하게 적용했다는 점이다. 

정산조정계수 산정 방식 연구를 위해 전력거래소가 발주한 '자본자산 가격결정모형을 이용한 한전과 발전자회사 간 위험차이 산정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위험계수는 시장 수익률에 대한 개별 주식 수익률의 변동을 나타내는 위험 지표다. 발전자회사와 같이 비상장기업인 경우 주식 수익률의 변동을 알 수 없다. 이에 해당 기업과 유사한 상장기업을 대용기업으로 활용해 위험 계수를 산정한다. 선정된 대용기업에 따라 위험계수와 정산조정계수가 변동되는 셈이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2012년 해외 전력회사 중 한전의 대용기업 4개, 발전자회사의 대용기업 6개를 선정해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위험계수를 각각 0.28, 0.49로 산정하고 같은해 적용할 정산조정계수 산정 시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한전의 대용기업 2개가 상장 폐지되는 등 시장 상황이 변동됐지만 최근 정산조정계수 산정 시까지 상장 폐지된 2개 기업이 포함된 위험계수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감사원이 상장 폐지된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4개 기업을 적용해 2017년 적용 계수를 재산정한 결과 한전의 위험계수가 0.28에서 0.22로, 발전자회사의 위험계수가 0.49에서 0.51로 변동됐다. 자회사별 정산조정계수는 최소 0.0529에서 최대 0.0641만큼 격차가 나타났고, 재산정한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해 2017년 전력 정산금을 재산정한 결과 총 1796억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두 번째 지적 사항은 산정 과정에서 객관적인 검증절차가 미흡하다는 점과 잘못 산정된 계수에 대해서는 보전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운영규칙에 따라 정산 계수는 전력거래소 담당 부서가 매년 각 계수를 산정한 후 비용평가실무협의회를 거쳐 비용평가위에서 심의한 후 최종 결정된다. 절차와 방법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산입되는 자료의 종류가 많아 산정 과정에서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잘못 산정된 계수에 따라 발전이 이뤄지면 이미 생산된 전력량을 사후에 정정할 수 없는 경우도 문제다. 

또 현재 전력거래소가 작성하는 정산계수 산정 관련 안건에는 대략적인 산정 절차와 결과만 명시되고 산정 과정에서 산입된 개별 자료의 수치, 세부 산정방식 등은 포함돼 있지 않아 평가위 등이 전 과정을 세부적으로 검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TF를 구성해 정산조정계수 등 관련 제도 개선을 내부적으로 진행해왔다. 상반기 추가정산금 보상구간 확대를 비롯해 일부 발전사들의 요구 내용을 해결한 후 현재는 나머지 부분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에 감사원이 지적한 내용은 정산조정계수를 산정하는 내부 프로세싱 문제로 검증과 협의 절차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라면서 "정산조정계수에는 1원칙과 2원칙, 3원칙, 4-1원칙, 4-2원칙, 5원칙 등이 존재한다. 1원칙은 한전과 발전공기업 간 계수, 2원칙은 전원별, 3원칙은 각 사별 보조하는 내용이 핵심인데 이같은 원칙들 가운데 몇 가지는 폐지하는 방향으로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TF를 마무리한 후 외부 의견 수렴이 필요해 지난 6월 자원경제학회에 연구 용역을 발주했고,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정부에서 검토한 내용에 외부 전문가 의견을 추가해 연말쯤 개편안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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