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UAE 항공회담 시작···업계, 유럽 하늘길 뺏길까 '노심초사'
한국-UAE 항공회담 시작···업계, 유럽 하늘길 뺏길까 '노심초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동 항공사, 인천발 두바이·아부다비 노선 2배 이상 요구
업계, 국적사 比 20∼30% 싼값·최신 기재 앞세워 '잠식' 우려
국토부 "항공산업 보호·상호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임할 것"
국내 항공사들이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에서 7~8일 이틀간 일정으로 열리는 '한국-UAE 항공협정 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0조원이라는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전 세계 항공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중동 항공사들이 한국 하늘길 장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에미레이트항공(상)과 에티하드항공 비행기. (사진=각 사)
국내 항공사들이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에서 7~8일 이틀간 일정으로 열리는 '한국-UAE 항공협정 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0조원이라는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전 세계 항공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중동 항공사들이 한국 하늘길 장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에미레이트항공(상)과 에티하드항공 비행기.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에서 7일부터 이틀동안 열리는 '한국-UAE 항공협정 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0조원이라는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전 세계 항공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중동 항공사들이 한국 하늘길 장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이번 회담에서 UAE 요구대로 한-UAE 노선 증편이 이뤄지게 된다면 한국의 유럽행 여객 수요는 급격히 낮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UAE는 이번 회담을 통해 한국 정부에 인천-두바이·아부다비 노선 증편을 최소 2배 이상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에미레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은 인천-두바이, 인천-아부다비 노선을 각각 주 7회씩 운항하고 있는데 이를 최소 주 14회로 늘려달라는 것이다.

현재 국적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이 인천-두바이 노선을 주 7회 일정으로 운항하고 있다. 운항편수는 중동 항공사의 절반에 그치고, 공급좌석수 또한 5분의 1 수준에 머문다.

더해 '중동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막대한 정부의 보조가 뒷받침되는 중동 항공사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동 지역 뿐 아니라 한국의 유럽행 항공 수요를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특히 중동항공사들은 대한항공보다 평균 20∼30% 정도 저렴하게 항공권 가격을 책정해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에미레이트항공 이용객 가운데 72%, 에티하드항공 이용객의 63%가 UAE를 거쳐 유럽이나 아프리카로 가고 있다. 또 중동 항공사들은 480석이 넘는 최신 A380 여객기를 투입하는 반면, 대한항공은 두바이 노선에 218석 규모의 A330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UAE 항공사들은 저렴한 가격, 최신 기재 등을 통해 환승객 수요를 노리는 전략을 쓰고 있는 실정이라 국내 항공업계는 이번 회담에서 양국 운수권이 늘어나면 UAE 측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형이 조성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양국은 이미 지난해 6월에도 항공 회담을 열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회담이 결렬된 바 있다.

현재 국내뿐 아니라 해외 항공업계 전체가 중동 항공사를 경계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미국 일간 USA투데이에는 아메리칸항공·델타항공·유나이티드항공의 최고경영자(CEO)가 낸 공동 기고문이 실리기도 했다. 이들은 중동계 항공사들이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불공정 경쟁 행위로 무역협정 위반이며 국내 일자리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UAE의 요구대로 항공편수가 조정되면 국적 항공사들은 가격, 기재 모든 면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고 결국 일부 유럽 노선 폐쇄까지 고려해야하는 위기에 처한다"며 "현재 중동 항공사 공세에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항공사에서도 유럽 직항노선을 대부분 없애거나 일부 중동·아시아 노선을 철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업계 전반으로 해당 회담에 대해 충분한 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항공 회담은 양국이 균형된 이익을 취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 만큼, 우리 입장을 잘 설명하고 상호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에즈라 2019-08-07 14:06:12
UAE 항공편이 늘어나면, 무슬림 난민들 몰려올수 있습니다.

그러면 매우 곤란한 상황이 됩니다.

UAE 항공편 회담을 천천히 가급적이면 뒤로 미루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