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심리적 저항선 1200원 뚫은 환율···'트릴레마'에 더 오를까
[주간환율전망] 심리적 저항선 1200원 뚫은 환율···'트릴레마'에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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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광객이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 전시된 엔화 등 각국 화폐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 관광객이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 전시된 엔화 등 각국 화폐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경계로 시장과 외환당국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다만 '트릴레마(3중고)'가 원화를 짓누르는 국면에서 당국도 쉽게 손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달러당 1200원을 돌파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장중 1200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1월 11일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오전 9시 20분 기준 달러당 1204.1원으로 상승폭을 더 넓혔다. 일본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 배제를 결정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5원 뛴 1198.0원으로 마감했다. 

안전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일본 엔화 대비 원화 가치도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9시 20분 기준 100엔당 1132.47원이다. 전 거래일 3시 30분 기준가(1118.95원)보다 13.52원 뛰었다.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2일에 2016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1100원을 넘은 데 이어 이날도 빠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인하 기대 약화에 따른 미 달러가치 상승압력 △미중 무역분쟁 재확산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 우려 △그리고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에 따른 한국의 성장기대 약화 등 '트릴레마'가 원화 가치 하락의 원인이 됐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은 주가와 금리하락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기피와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대 및 한국경제의 상대적 부진 심화 우려 등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주에도 이 같은 요인들이 중첩되면서 환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릴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한일 갈등이 심화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고착화하고 1220원 안팎까지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백색국가 제외 이외에도 금융부분에서 한국에 대한 규제를 추가할 수 있다"면서 "특히 주목할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시에는 은행부문에서의 일본계 자금 유출이 컸으며, 2012년 독도로 인한 한일 갈등 고조 시에는 비은행 민간부문에서 자금 유출이 컸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190 ~ 1210원

이번주 환율은 미중 및 한일 무역긴장에 따른 1200원 테스트가 예상된다. 당국의 방어력이 주목될 듯 하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예견됐던 이슈이지만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가 더해지며 신흥국 및 원화에 대한 약세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 일본의 무역 규제는 펀더멘털에 대한 위기 의식을 키우는 재료인 만큼, 관련 뉴스에 급등세가 지속되기 보다는 강한 하방 경직성을 유지 시키는 재료가 될 듯 하다. 외국인의 자금이탈 보다는 국내 펀더멘털 부진과 투자처 부재에 따른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외환당국은 국내 불안심리 자극 우려와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금융 부문 혼란 방지 등 환율 방어를 지속할 전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83 ~ 1190원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금리인하가 장기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에 주식시장은 하락했고 달러화는 강세로 반응했다. 다만 추가 금리를 시사한 것과 자산 긴축 종료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앞당긴 점은 (원화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당장 원화의 뚜렷한 강세 모멘텀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매파적 FOMC에 따른 강달러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내외 수출경기와 관련된 정치적 펀더멘털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7월 수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고 이 가운데 반도체는 28.1%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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