펙사벡 임상중단, 신라젠 CB 투자자들에게도 여파
펙사벡 임상중단, 신라젠 CB 투자자들에게도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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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1100억원 CB 참여 기관들 '고심'
전환가격·이자율 조정보다 조기상환 '유리'하다는 분석도
신라젠 일별 주가 차트(자료=한국거래소)
신라젠 일별 주가 차트(자료=한국거래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간암치료제 펙사벡 사태로 인해 신라젠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 회사의 전환사채(CB)에 참여한 증권사, 자산운용사들에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3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의 전환사채(CB)에 참여해 운영자금을 빌려준 기관들은 회사가 만기 이전 조기에 상환해 주는 방안이 이번 사태 해결에 가장 유리한 방안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비추고 있다. 

펙사벡에 대한 미국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로부터 무용성 평가를 받으며 신라젠의 주가는 전거래일에 이어 5일 오전 10시 23분 기준 하한가를 기록중이다. 매도잔량만 1100만주 이상 쌓여 있다. 

앞으로도 단기간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올해 3월 신라젠의 CB(전환사채)에 참여한 키움증권을 비롯, 자산운용사들의 고심도 깊은 상황이다. 

3월 신라젠이 발행한 30회차 CB에는 키움증권(1000억원), 키움아이온코스닥스케일업(50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20억원)등이 참여했다. 주로 키움증권이 주도해 신라젠의 1000억원 CB를 인수한 후 다른 증권사들에게 이를 셀다운(참여후 매각)을 진행했다. 

CB는 발행 기업의 운영자금을 빌려준다는 점에서 기본적 개념은 대출에 해당되지만, 일정 시점에서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직접적 투자의 개념이기도 하다. 신라젠이 발행한 CB에 있어서는 발행한 회사와 인수기관인 키움증권 양측이 각각 풋옵션과 콜옵션을 갖고 있다. 계약 당시 신라젠이 조기상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풋옵션)과 키움증권이 인수한 CB를 제3자에게 매도할수 있는 권리(콜옵션) 조항을 달았다. 

CB의 만기일인 2024년 3월 21일을 기준으로 신라젠에게는 만기일 이전에 사채를 빨리 갚음으로써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는 권리가 있고, 키움증권 및 아이온자산운용측은 인수한 전환사채를 제 3자에게 다시 매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양측이 풋옵션과 콜옵션을 각각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펙사벡 무용성 사태로 인해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와 같은 권리가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신라젠은 펙사벡에 대해 옵디보, 여보이, 임핀지, 리브타요 등 다국적제약사들이 내놓은 면역항암제 및 표적항암치료제와의 병용임상을 진행해 왔고, 이중 가장 결과를 받은 표적항암치료제 넥사바와의 요법에 대해 효용이 없다는 취지의 무용성 평가를 미국 DMC로 부터 받게 됐다. 이로 인해 펙사벡이 단독으로 처방되는 수준의 목표를 이루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여기에 신라젠의 경우 펙사벡이 회사의 전체 사업에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최근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 유효성 평가 사태와 비교해도 그 충격의 강도에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신라젠의 주가 회복도 장담이 어려워지면서 CB에 대한 전환가조정(리픽싱:주가 하락시 전환가격을 낮추는 협의)을 두차례 정도 진행해 주당 4만9078원으로 조정했다. 그럼에도 이 가격은 5일 현재 하한가인 2만1850원과 비교해 두 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결국 신라젠의 CB를 인수한 키움증권에 있어 가장 합리적이라고 보여지는 방안은 신라젠이 사채에 대해 조기상환을 해주는 것이다. 주가 하락에 따른 지속적인 전환가액 조정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펙사벡 사태 발생으로 인해 전환사채에 대한 금리 인상을 하는 것도 현실적면에서 한계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측은 1000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해 이를 다른 증권사등에게 다시 매도하는 '셀다운'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다. 증권가는 키움증권이 인수한 1000억원 중 900억원 규모가 이미 다른 기관들에게 매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측은 셀다운에 참여한 기관들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펙사벡 사태로 인해 키움증권과 '셀다운'에 참여한 기관들간 마찰은 아직까지는 없어 보인다. 키움증권은 CB 인수를 한 올해 3월 당시 펙사벡에 대한 무용성 평가가 나올 것이라는 점에 대해 신라젠 역시 인지를 못했다고 확신했다. 이와 함께 신라젠의 기술 및 회사 가치에 대해 셀다운에 참여한 기관들도 각각 독립적으로 평가를 진행을 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이들 기관들로부터 별도의 이의 제기는 없다고 키움증권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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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추방 2019-08-05 14:14:02
면역항암제랑 병용이 실패했다는 말 책임질수 있습니까? 표적항암제인 넥사바 3상이 중단권고 받은거요.
잘모르면 쓰지를 말던가, 당장 정정기사 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