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CEO 자사주 매입 러시···수익률 "신통치 않네"
금융지주 CEO 자사주 매입 러시···수익률 "신통치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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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최악 윤종규···손태승 자사주 최대매수
선방한 김정태···매입 없어 손실 적은 조용병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각사)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책임경영을 앞세워 자사주를 잇달아 매입하고 있지만 수익률 성적표는 신통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 규제와 경기 둔화, 그에 따른 금리인하 압박 등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질 걸로 예상되면서 금융지주의 주가도 지난해 1월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자 금융지주 회장들은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CEO들의 의지와 달리 시장의 우려는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이 때문에 CEO들의 수익률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이후 매입한 자사주의 수익률이 가장 나쁜 사람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었다. 윤 회장은 지난해 2월부터 KB금융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만 6회 6000주, 올해 3월 1회 1000주를 샀다.

지난해 1월 23일 KB금융지주의 주가는 지주 출범 이후 최고점인 6만8600원을 기록했다. 이후부터는 줄곧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짝 상승했으나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말그대로 반짝 상승에 그쳤다.

이 때문에 윤 회장의 자사주 매입 평단가도 5만2721원에 이른다. 전날 KB금융 주가는 4만3200원에 마감했다. 그의 수익률은 -22.04%다. 자사주 7000주를 총 3억6905만원에 매입했지만 주가 하락으로 인해 현재 6665만원 손실을 기록중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주전환 이슈가 있었던 영향에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많은 자사주를 사들였다. 손 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8차례에 걸쳐 총 4만주를 매입했다. 매입가격은 1만3550원~1만5650원 사이에서 이뤄졌으며 평균단가는 1만4385원이었다.

우리금융지주의 전날 종가가 1만3100원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손 회장의 수익률은 -9.80%다.  그는 총 5억7540만원 어치 주식을 사 손실액은 5140만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해 1월 12일(당시 우리은행) 1만7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괜찮은 선구안을 보이면서 그나마 수익률 측면에서 선방했다. 하나금융 주가는 2018년 1월 19일 5만5500원을 기록한 뒤 같은해 4월 6일 4만1750원까지 크게 하락했다.

김 회장은 다음날인 7일 4만1600원과 4만1800원에 총 1500주를 매입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후 10월 말 주가가 3만원대로 급락하기 전까진 4만2000원~4만5000원 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올해 들어서도 김 회장은 6월 24일 주당 3만6500원에 3400주를, 7월 11일 주당 3만5500원에 2000주를 저점에서 추가로 매수했다.

김 회장이 매입한 자사주는 총 6900주로 2억5769만8600원에 매입해 평단가 3만7347원을 기록했다. 전날 종가 3만5200원와 비교했을 때 수익률은 -6.10%, 손실액은 1481만8600원이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은 타 금융지주 회장들과 달리 경영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는지 지난해 3월 28일 자사주 2171주를 한 차례 매입한 뒤 한번도 추가매입을 하지 않았다.

신한지주의 주가는 2018년 1월 30일 5만3400원으로 마감한 이후 올해 1월 14일 52주 저점인 3만8350원까지 떨어졌다가 상승 반전하면서 전날 4만4200원에 장을 마쳤다.

조 회장의 자사주 매입 평단가는 4만4750원, 수익률은 -1.24%에 그친다.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아 손실액도 119만4050원에 불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지주 주가 하락은 금융사 내부적인 문제라기보다 외부 요인에 따른 영향이 크다"며 "이 상황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건 주가 부양의 목적보다는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의 우려가 주가에 반영 될 때 최고경영자가 자사주 매입을 함으로써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증시 리포트에서 은행주들이 저평가되고 있다고 분석하는 만큼 주가도 곧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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